열흘 전 쯤 10개월짜리 아기가 발등에 화상을 입었어요.
부모인 저희 잘못이 크죠. ㅜㅜ
일단 TMI 지만 상황설명이 필요해서 적어봐요.
아기 낳고 한 달 지나서.. 남편이 화 난다고
갑자기 직장 그만두고 절 쇼킹하게 했는데요.
그 이후로 제일 길게 다닌 회사가 3개월이었어요.
본인도 생각대로 이직이 안되니 답답하고
자존감도 많이 내려갔더라고요..
답답해서인지 자꾸 여행을 가고 싶어했어요.
전 애가 넘 어리니 자제하자 말했는데도
여행 가자는 말을 너무 자주..
성화에 못이겨 아기 5개월 차에 바닷가 놀러갔다가
세균성 장염(살모넬라균)에 걸렸죠..
아기는 보름 넘게 고생했어요.
그때는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 자체를 안하더라고요.
이번에는 오래 다닐만한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고
신나서 여행가자고 난리를 치더라고요. ㅜㅜ
그래서 가게 되었는데요.
숙소 싱크대에 콘센트가 없어서
바닥에 분유포트를 놓고 물을 끓이는데..
그걸 보면서 탁자를 놓고 그 위에 분유포트 놓으라고 할까?
에이 별일 있겠어?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지나쳤어요.
숙소가 투룸이었는데,
방바닥이 넘 지저분해서 저는 방에서 바닥 닦고 있었거든요.
거실에는 남편이 소파에 있었고
소파 옆 바닥에 아기가 놀고있었고
그 옆에 분유포트가 있었나봐요.
잠시 남편이 폰 보고 한 눈을 판 몇 초 사이에
아기가 분유포트로 달려들어서 사고가 생겼어요.. ㅜㅜ
저도 넘 놀랐고 화도 났고..
남편은 자책을 심하게 하더라고요.
근데 놀러가서 그랬다는 걸
시부모님한테 말하기 싫어해서
그냥 화상 입었다고만 말했대요..
시부모님은 아들이 착실하게 회사 다니는 줄로 아시는데..
당연히 제가 부주의해서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시겠죠..
다쳤다고 알렸을 때부터
시아버님이 저랑 병원 같이 다니고싶다고 하셔서
괜찮습니다. 하고 바로 거절했는데요.
남편한테 전화해서 같이 가면 안되냐고 또 그러시고..
지난 주말에 아기 보러 오셨을 때도
저한테 병원 같이 가자고 또 그러시더라고요..ㅜㅜ
칠순이 넘으셔서 이제 일은 안하시거든요.
그래서 시간도 많고.. 저희 집까지 거리는 조금 되지만..
운동 삼아서 자전거 타고 오신다고..
아버님도 손자 자주 보고 좋으시대요.
저는 근데 아버님이 너무 불편하거든요.
아기 태어나고부터 좀 쌓인 게 있어서요..
그 연장선으로 엄마 역할 대신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이번에도 느꼈어요..
아 뭐 제가 예민한 걸 수도 있는데요. ㅜㅜ
거절은 해놓고도 기분이 계속 찝찝해요.....
누가 시아버지랑.. 한 시간 거리의 타도시 화상전문병원까지
매일 매일을 다니나요?..
본인 기분만 생각하시고 상대방 배려를 잘 안하세요.
저는 아기 데리고 다니는 것만 해도 솔직히 힘들어요.
근데 거기에 시아버님 대하는 것까지 추가되면..
왜 역지사지를 안하시는 걸까요...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