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구순의 아버지 이야기

친정부모님이 남쪽동네에 사세요

막내딸인 저는 서울살고요.

원래도 마르고 입이 짧던 아버지는 고령이시고 여러군데 기능이 쇠퇴하여 뼈밖에 안 남으셔서 앙상하신데

요즘은 더 못드신다며 다녀가라는 엄마 전화에 급히 연차를 내어 어제 비행기를 탔어요

간다고 기별하면 현관 들어설때까지 걱정을 하셔서 말도 없이 가서 엄마 를 부르니 깜짝 놀라시고 평일인데 왔냐며 좋아하시고.. 곧 저녁식사를 하는데 갈치가 어찌이리 맛있냐며, 감자탕 도 맛이 좋다며 잘 드시네요

자는데 엄마에게 아버지가 '아아가 오니 차암 좋다'며..



오늘은 대학병원 가시는 날이라 제가 모시고 가겠다니 며느리가 오기로 했고 며느리랑 가고 싶으니 너는 있으라고 하시고..

새언니랑 병원에 다녀 오셨어요



늦은 점심식사는 막내딸과 며느리가 같이 먹어서 밥맛이 더 좋으시니 한그릇 다 비우시고 막 재워 아직 질긴 갈비구이도

맛있게 드시구요

며칠치 드실 식사를 하시고 소파에서 잠이 드셨는데..

맑디 맑은 얼굴이 아기 같아요.

사람은 아기때는 엄마바라기, 노년에는 자식바라기 인가봐요

아기가 엄마를 보듯, 늙고 힘없는 아버지는 자식을 보고 기다리고 옆에 있음 더 바랄게 없고 그런가 봐요



어릴때 아버지는 촌에서 보기 드물게 매일 양복입고 출근하는 사람이었어요 수십년 공직에 계셨던 분이라 참 꼿꼿한 성격이셨는데 언제 아기가 되신걸까요.



하룻밤 자고 다시 비행기를 탈려니 자식은 뭐고 부모는 뭘까 싶고 우리 아버지 해맑게 잠든 모습 몇번이나 더 볼수 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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