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163인데 중고등 내내 62~3이더니
재수하면서 66까지 찌더라구요
진짜 둔해보이고 허벅지가 터질것 같은데
스트레스 만땅인 시기라 말 못했어요
대학가면 살뺀다 이런얘기 맨날 했는데
재수 성공해서 대학 갔지만 코로나 학번이라
학교안가고 맨날 집에만 있으니 살 뺄 생각 안하더라고요
날마다 더 찌는거 같았어요
치킨 엄청 좋아하고 진짜 걔 다리를 보면
족발이 바로 떠올랐어요
그렇게 낭만돼지로 유유자적하며 살더니
1학년 가을에 학교에서 걷기대회를 했어요
모여서 하는건 아니고 각자 걷고 어플로 얼마나 걸었나
증명하는건데 그날 거의 4~50km를 걷고
집에 오더니 오늘 너무 기분좋았다고
운동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집앞 헬스장 등록해줬어요
그때 헬스장 장사안되서 3달에 99000원이었는데
피티 받겠냐고 했더니 살쪄서 챙피하다고 혼자한대요
아 이때 밀어붙여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다이어트 한약환도 20만원 주고 3달치 사줬어요
생전 운동도 안하고 먹는거 조절도 안한 아이라
진짜 그때부터 살이 쫙쫙 빠지더라구요
애가 날마다 헬스가서 옷이 비 쫄딱 맞은거처럼
젖어가지고 돌아왔어요
3달동안 12키로 감량해서 55찍고 헬스는 그만 뒀지만
대신 저랑 주5회 1시간씩 걸어요
사춘기, 재수기간 지나면서 많이 싸우고
진짜 꼴보기 싫었는데 같이 걸으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엄청 사이 좋아졌어요
그사이 조금 더 빼서 몸무게 52찍었는데
본인보다 제가 더 좋아요
너무 이뻐졌어요
살뺀지 2년 넘었는데 유지 잘 되고있고
같이 운동하면서 덩달아 저도 3킬로 빠졌어요
이상하게 저는 애가 재수성공했을 때보다
살뺀게 더 기쁘더라구요
쟤는 저러다 평생 돼지로 살겠구나
이런 생각 엄청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