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큰 대도시고 한인들도 많은데 15년간 연애를 단 한번도 안했어요. (정말 장담해요.. 저랑 별얘기 다합니다)
보통 그정도로 해외에 살면 뭐 주말에 만날 친구도 생기고, 15년이니 사실 친구모임이나 (학교도 다님..)
휴일에 놀러가 밥 같이 먹을 사람들도 생기고 그러잖아요.
물론 없는건 아닌데, 학교때 사귄 4-5명 친구들이 전부고, 그 마저도 대부분은 다른 도시로 이사가서
주기적으로 연락하는건 한명. 학교 졸업후에 새로사귄 친한 친구는 한명도 없고,
초등학교때 연락하던 친구가 근처 도시에 있어 1년에 한번정도 만나는 것 정도 외에는...
정말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친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것 같아요.
문제는.. 한국에 있는 언니인 저랑 부모님한테는 단톡방으로 거의 매일 얘기를 해요.
자기 어디간다, 뭐한다 등등. 모든걸 거의 다 공유하다시피 하는데... 사실 나이가 40 가까이 되었고
자기 어디간다, 뭐한다 등등. 모든걸 거의 다 공유하다시피 하는데... 사실 나이가 40 가까이 되었고
이제는 남친을 사귀든, 아니면 하다못해 한인들하고 어울리든, 그것도 아니면 누구라도 친구 그룹이 생겨야 하는데
15년 동안 단 한번도 연애도 안하고 친구 그룹도 딱히 없고.. 갈수록 저랑 부모님한테 의지하고
때때로 집착을 하기도 해요. (연락이 느리면 언니는 나한테 관심없지? 이런 카톡을 막 날려요)
저도 한국서 애낳고 키우면서 바쁜 와중에 몇번 동생보러 가봤는데.. 늘 혼자있고, 주말에는 집에서 일을 하고..
소개팅 같은거 시켜주거나 하면 이 사람은 어떻다, 저떻다 따지기만 하다가 다 놓쳐버리고.. 너무 속상합니다.
반면 제 중학교 동창도 같은 도시에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그 친구는 주말마다 사람들하고 하이킹도 가고 요리수업도 들으러 가고
무슨 휴일이면 대여섯 모여서 뭐도 하고.. 결혼식도 가고.. 소셜 활동 적당히 하면서 즐겁게 지내더라고요.
제 동생이 누구 결혼식을 간단 소리도 못들어 봤네요.
안그래도 제 친구랑 만나라고 옛날에 한번 소개 해줬었는데, 둘이 초반에 몇번 만나다가
제 여동생이 딱히 자기집에 제 친구를 초대하지도 않고, 제 친구가 초대 해도 핑계대고 가지도 않고,
제 친구가 일부러 뭘 제안해도 시큰둥 하고.. 하니 딱히 친해지진 않더라고요.
근데 그게 제 친구랑만 그런게 아니라, 애초에 어떤 사람이랑이든 깊게 친해지질 못해요.
제가 이렇게.. 관찰을 해보면,
제 여동생은 남들에게 극도로 조심하고, 자기 속 얘기 절대 터놓지 않고,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줘야 하는 완벽주의가 있어요
그리고 누굴 만나면 그 사람의 단점은 뭘까 부터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방어막을 치는거 같아요
그게 때로는 도움이 될때도 많죠 살면서..
근데 15년을 반추해보면서, 내 동생이 왜 저나이에 저렇게 친구가 없지? 왜 아직도 서울에 있는 가족들과의 단톡 외에는
자기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 하나 없는 걸까.. 갑자기 생각해보게 되네요.
돈이 궁핍한것도 아니고 뭐가 모자란것도 아니고..
취미도 딱히 없고, 제일 좋아하는건 이사람이 어떻다고 평가하고 단정짓는걸 흥미로워합니다.
제가 사람이 이러저러 할수있고 스펙트럼이 다양할수 있다, 라고 말해주면.. "나 직장생활 몇년이야" 라면서
자기가 사람을 제일 잘본다고 응수합니다.
이런 여동생이 결혼하려면 뭐부터 해야될지 감도 안잡히는데.. 혹시 도움주실분 있나요.
겉으로 뭐 사회생활을 못하거나 그런건 없어요.
단지 마음을 나눌 친구가 전혀 없는것. 날이갈수록 가족들에 대한 의지가 너무 심해지는것.
그렇다고 현지에서 뭐 심한 상처받는 일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것. (현재 도시에 죽을때까지 살고 싶어해요)
왜 그런걸까요.. 저는 사회성이 좀 부족한게 아닌가. 저렇게 둬도 되나.. 물론 이제 다 큰 성인에 40가까이 된 동생을 어찌할순 없지만
제 동창하고 비교해보고 보통 해외 나가사는 사람들을 이렇게 들여다보면.. 저렇게까지 사람들과 깊이도 아니고
적당히 먹고놀만큼도 잘 못친해지는게.. 정상인가..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