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원 진학했고 남편은 취업을 했죠.
박사과정 유학을 가려다 남편의 눈물겨운 만류로 모교에서 박사까지 하고 결혼했어요. 유학 가는 게 유리한 전공인데 좋은 학교 좋은 조건으로 어드미션 받고도 포기했네요. 남편 만류도 있었지만 결국 제 선택이었죠. 제가 교수 될 때까지 적극 서포트해주겠다던 남편은 집에 오면 손 하나 까딱 안하는 인간이었고 몇 곳 시간강사 했지만 아이 낳고 집안 살림 독박하다보니 그것도 쉽지 않았어요. 친정은 멀고 시집은 전혀 도움 안주시면서 거의 매주 가야했고요. 아이 좀 키우고 다시 강의 시작하긴 했는데 시간강사 자리도 쉽지 않아졌고 교수는 될 듯 될 듯 하다가 이젠 교수 임용이 거의 불가능한 나이가 됐어요. 남편은 대기업 임원이 됐는데 어제 저더러 평생 돈도 제대로 못벌었으니 직업이라 할 수 있냐고 이제 누가 직업 물어보면 전업주부라고 하라더군요. 저런 인간과 결혼하려고 유학 포기한 이십대의 내가 참 한심해요. 주말에 시집이라도 안가고 독하게 내 공부 했어야 하는데 너무 후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