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심 중에서 요리부심이 젤 견디기힘드네요

사람마다 하나쯤은 부심이 있겠고 부심은 은연중에 자신을 띄우기위해혹은 상대를 깍아내리기 위해 사용되겠죠.

제 주변엔 돈부심 쩌는 사람도 많고 (월세 3천 받는데 넘 힘들다는둥. 매출 몇백억대인데 남는게 없다는 둥. 병원 매출 월 십억대면서 고정비용이 넘 많다든 둥 자랑인지 하소연인지... 집 리모델링 하는데 3억써도 티도 안나네 등 돈자랑도 다양하구요)

중년나이 되니 외모부심도 많이 봅니다. 친구랑 택시탔는데 기사가 모녀사이가 좋아보인다고 했다고 하질 않나

전 요리부심을 잘 못참겠어요. 전기밥솥 맛없다. 돌솥에 밥해야 밥맛이 좋다. 파는 고추장 못먹는다. 밀가루 냄새난다. 반찬가게 음식은 조미료땜에 닝닝하다 등... 나는 그냥 잘 사먹고 있는데 뭐가 어쩌네 저쩌네 얘기하면 기분이 너무 상해요. 물론 티는 안냅니다만 요리부심 있는 사람을 보면 유난스럽게 느껴지네요.

저의 요리부심에 대한 유난히 기분이 나쁜 원인을 드디어 찾은것 같아요. 비슷한 위치에서 느끼는 상대적 무능함?? 인듯요.

몇백억대 자산가의 돈부심은 내가 따라갈수 없고. 외모부심도 내가 성형으로 얼굴을 갈아엎어도 불가능이고. 지방흡입을 한다해도 떡대며 뼈대며 몸매가 환골탈퇴 안될꺼니 불가능의 영역이라서 상대의 부심을 그저 그렇구나 할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요리는 왠지 내가 맘먹음 할수 있을것 같은 ㅎㅎㅎ
물론 그렇다고 이제와서 내가 고추장 담아 먹고 그럴것 같진 않지만 그까이꺼 맘먹음 할수 있지만 바빠서 혹은 손가락관절이 아파서 안하는거라고 생각하나봐요.

나도 할수 있다 하지만 난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다 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건지 상대의 요리 부심에 유독 예민하게 구는 나도 참 웃기는 사람이다 싶네요. (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겉으로 티 안내요. 돌솥에 밥하냐 대단하다. 깻잎김치를 직접 담구냐 대단하다 칭찬합니다. 사실 깻잎 한장한장 양념바르는거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그치만 속으로 그까짓거 나도 할수 있거든. 글케 대단한거 아니거든 이러면서 듣는거죠)

요리부심 쩌는 친정엄마와의 통화가 끝나고 나서 속에서 뭔가가 쑥 올라오네요. 밀키트 사다가 끓이기만 하는 게으른 여자 취급당하니까 그깟 요리 그게 뭐라고 싶네요.
순대도 직접 만들어 드시는 울엄마의 요리부심은 점점 심해지는것 같아요. 쌈장이랑 고추장 사먹는 딸이 한심해 보이나봅니다.

나는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바쁜데. 엄마는 전업이니 요리잘하고 요리 열심히 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 그게 글케 부심부릴 일인가 싶으면서도 오늘도 엄마한테 한마디도 못했네요.

상대방의 부심은 어쩌면 유일한 본인만의 무기이거나 자랑거리일수 있다는걸 알거든요. 그걸 폄하하는 순간 예상치못한 반응을 경험할수 있다는걸 아는지라 섣불리 건드리진 않습니다만 받아주는게 쉽진 않네요.

점심먹고 괜히 속풀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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