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차 내고 한강변 카페 가서 책 읽고 왔어요.
한강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그리운 장소들이 떠올라 써봅니다.
1. 서울대입구역 코코스
패밀리레스토랑 초기에 반짝하다 사라진 추억의 이름이죠. 모든 게 신기했던 신입생 시절 오렌지족 선배가 여기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녁을 사줬어요. 2차로 다음에 쓸 마포 괴르츠까지 가고서야 이게 데이트구나 실감했는데요. 문제는 그 선배가 여친이 있는 바람둥이였다는 거죠. 그 여친이 찾아와서 알게 됐고 저는 그 선배에 대해 특별한 감정없이 솔로들끼리 크리스마스에 밥이나 먹자 해서 딱 한 번 밥 먹은 게 다라 그냥 깨끗이 잊었답니다. 밥은 맛있었거든요^^
2. 마포 괴르츠
괴르츠가 아직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요. 무려 30년이 넘었네요. 처음 갔을 때는 밤에 가서 뷰를 제대로 보진 못했는데 나중에 낮에 가니 한강뷰가 참 좋더라고요.
3. 강남역 뉴욕제과
90년대 약속장소로 유명했죠. 정작 뉴욕제과 안으로 들어가본 기억이 없네요. 늘 사람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붐비는 와중에 만날 사람 다 만나는...
4. 대학로 학림다방
첫사랑과 헤어진 곳이에요. 겨울이었는데 눈이 많이 왔어요. 같이 나와서 저더러 먼저 가라 해서 뒤도 안보고 갔었네요. 돌아보면 눈물 날 것 같았거든요.
5. 회기동 서울 KAIST 건너편 카페 트라이앵글
남친을 만나러와서 기다리던 곳이에요. 1~4번까진 나중에 두세번 더 가봤는데 여긴 그 사람과 헤어지고 다시 가보지 못했어요.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의 카페인데 아마 그 사람이 그런 느낌의 사람이라 그런 느낌으로 기억하는지도 몰라요. 검색해보면 몇년 전까지는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없어진 것 같아요.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좋은 사람 늘 행복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