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맞벌이 주말부부 여성분들 돌봄 불평등의 분노를 어떻게 푸시나요.

저희는 같이 박사하면서 결혼을 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 제가 아이를 데리고 외국에서 코스 들으면서 말하자면 독박육아가 시작되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남편은 지방에 계약직으로 있는 동안 
저는 서울에서 강의하며 논문쓰고 학위받는데 3-4년이 더 걸렸습니다. 
취직까지 연구실적 압박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아시죠. 
혼자사는 남편은 드라마보고 소설 읽을 시간까지 있는데
저는 아이 어린이집 간 사이에 부모형제도 안 만나며 공부해서 학위를 받고 연구실적을 쌓았어요. 
일일이 쓰자니 치졸한 것 까지 다 생각이 나서 다 쓰기가 어려워요. 
연구실적은 엉덩이 싸움이잖아요. 남편과 나의 시간 차이가 너무 억울했어요. 
같이 해야할 육아와 그에 따르는 가사를 내가 했으니
내가 너의 논문의 반은 써 준거라고 화를 낸 적도 있지요. 
여가라는 것이 없고 늘 빠른 걸음이었어요. 

아이가 크는 동안 맞벌이 하는 친구들에게, 너희들은 어떻게 남편에 대한 화를 푸는지 물으니, 
나와 남편을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말이 제일 납득이 갔습니다. 
아이와의 시간, 아이를 돌보는 것, 그게 저에게는 행복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그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하고, 
누구에게 대신해달라고 던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엄마로서 저의 책임감이 강하기도 했구요.   
그러니 내 삶이 괜찮다면 짐이 나한테 더 무겁다해도 그건 내 삶이다 생각했어요. 
그러나 남편에게 불평을 많이 했기에, 그는 또 그 얘기냐는 식이 되기도 했어요.
주말에 집에 들어서는 사람을 보면서 웃으면서 반기기가 어려운 거 있죠. 
주말이 더 가벼워져야 하는데 더 무거워지는 거 같구, 
오랜만에 왔다고, 또 간다고... 그런 챙김 시간도 필요하구. 

  
중간생략하고 현재로 넘어와야겠어요. 
아이가 이제 고등학생이에요.  
저는 대학에 간신히 취업을 했어요. 
남편은 또 멀리 있기에 여전히 주말부부입니다.  
오늘 아이 등교를 시켜야하는데, 제가 늦잠을 잔 거에요. 
부랴부랴 아침을 챙겨 차를 태워 바래다주는데 남편에 대한 분노가 또 치밀어오르는거에요. 
입으로 절로 미친놈....이랬어요. 저 잘 그래요. 
그가 나한테 크게 잘못한 거 없어요. 
자기 할 일도 잘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장점이 단점이잖아요. 
허튼 짓은 하지 않지만 너그럽지도 않아요.  
자기 일 잘 해내지만 희생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양보가 없어요. 

오늘 아이를 바래다주면서 또 치밀어 올라, 
이게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돌봄이 끝나면 이 분노가 해소가 되려나...생각했습니다.  
남편이 마침 여행중이기에 더 치밀어오른 것 같아요. 
쓰려니 또 쓸게 많지만... 
이해하시는 분은 이해하실 것 같아서 그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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