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가 예민하고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피곤한가요..?

어릴때 동창 단톡방이 있어요..

나이는 40대 중반이고 남자 5, 여자 5.  남자는 다 기혼, 여자는 기혼2 미혼3이에요..

이제 만난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데.. 첨에는 몇십년만에 다시 만난게 너무 신기하고 너무 좋아서 매일밤 단톡방이 붙타올랐었는데, 요즘은 초창기보다는 좀 진정된 상황이에요.. 그 중에서도 남자2, 여자3 이렇게 다섯명이 주로 대화 참여도 높고 자주 만나서 노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중 남자 A의 첫사랑이 여자 A'였는데, A'를 무척 아끼고 각별하게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막 이상한 관계는 아니고 둘 다 확실한 선을 지키고 친한 친구 사이이에요. 단언할수는 없지만, 평상시 두 사람의 가치관 행동들을 봤을 때 이건 확실해요..

전 이 모임에 애정과 애착이 참 많이 강해요.. 이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고, 우리 모임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그러다 보니 전 사람들 하나하나 엄청 챙기기도 하고, 내가 좋아서 시간 돈 감정을 많이 써가며 헌신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미혼이라서 시간 돈 에너지가 좀 남아돌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가 모임을 많이 주최하는 편이기도 하고, 대화 참여도도 엄청 높은 편이에요..

요즘 제가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은..
전 단톡방 활성화를 위해서도 있고, 친구들이기도 하다보니 친구들이 무슨 얘기를 하면 시덥잖은 얘기라도 다 관심을 가져주고 일일이 다 반응해주는 편이에요.. 
무슨 말을 했는데, 아무도 반응이 없으면 뻘줌하잖아요.. 제가 그 민망함과 뻘줌함을 알고 그게 싫은걸 아니까 전 되도록이면 시덥잖은 얘기에도 잘 웃어주고 관심가져주고 질문해주고 그러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화 참여도가 높죠... 

애들도 거의 결이 비슷하고 다들 참 착해요.. 그러다보니 참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제 말에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전 친구들 말에 일일이 리액션해주고 반응해주는데.. 저처럼 해주는 친구가 없는거죠..

특히 위에 얘기했던 남자 A라는 친구가 저같은 포지션이었는데, 이 친구가 어느날부터 대화 참여량이 확 줄어들고 리액션도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다보니 원래는 끊임없이 대화가 이어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예전처럼 대화가 막 이어지는 느낌이 아니에요..

그런데 문제는 A'라는 여자애는 육아에 회사일에 바쁘다 보니 대화 참여도가 엄청 높지는 않은데 아주 가끔 한마디씩 툭툭 던져요... 근데 A'가 가끔 하는 시덥잖은 별것도 아닌 일에는 제가 느끼기에 다들 엄청 반응을 해준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A'가 무슨 말을 하면 남자 A가 반응을 하고 리액션을 해주다보니 또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고.. 약간 이런 연쇄작용이 일어난다고 할까요..  

그런데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리액션 담당인 A도 가만히 있으니, 나머지도 그냥 가만히 있게 되는 느낌.. 이런 식의 패턴이 많아졌어요..

제가 말을 재미없게 하는 스탈도 아니고, 화제가 부족한 사람도 아니고 말도 예쁘게 하는 편이고 잼있는 얘기도 화제거리도 많이 들고오는 편이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상처도 되고 의욕도 상실되고 좀 트라우마 같은 것도 생겨서 뭔가 단톡방에 무슨 말을 꺼내기가 무섭고 두려워지고 꺼려지게 됐어요..

전 이 모임에 진심이고 애착도 많은데 자꾸 회의적인 마음도 들고 뾰족해지고 못나고 부정적인 마음이 많이 듭니다..
전 그게 너무 속상해요...

그리고 여자 A'가 바빠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맥락없이 끼어들어요..
예를 들어, 전 어떤 주제로 얘기가 진행되고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 얘기가 다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근데 A'는 그런 것 상관없이 한참 얘기하는 중에 다른 얘기로 갑자기 끼어들어요.. 거기에 A나 다른 친구들이 반응하면 난 아직 얘기가 안끝났고 충분한 반응도 못얻은 상황에서 다른 주제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어요..

전 이게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스트레스에요.. 저도 A'를 참 좋아하고 너무 괜찮은 애라고 생각하는데, 
전 진짜 이건 너무 예의가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다 보니 요즘에는 울컥하고 견디기 힘든 지경까지 와있어요...

그러니까 제 눈에는 A'는 남 말에 반응은 많이 안해주면서 본인은 반응을 다 챙겨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이 단톡방에 헌신하고 애정을 쏟고 있는 전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러다보니, 남자A의 우리를 대할 때의 미묘한 온도차에 엄청 예민해지고 상처받고 짜증나요... 

요즘은 진짜 정이 뚝 떨어지는 느낌마저 들어요....

이런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전 속상하고 짜증나는데, 애들한테 뭐라고 할 수 없는걸까요..

특히 A'한테 대화 도중에 인터셉트하는 것 좀 하지말아달라고 얘기하면 안되는걸까요...

제가 너무 예민하고 피곤한 스탈인가요..?   그냥 그러려니 해야하는 걸까요... 

정리하자면, 제가 속상한 포인트는 
1) 난 애들이 편하고 좋고 싶은데.. 점점 불편한 맘이 생긴다 
2) 내 말이 읽씹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이게 이제는 감출 수 없을 만큼 마상이 되고 있다

속상하고 힘든데.. 아무렇지 않은척 쿨한척 하는게 나은건지...
너네 그러는거 나 너무 속상하고 마상이다.. 유치하지만 드러내어도 되는지..

얘네들 사이에서 이런걸 고민하게 될 줄 몰랐네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마냥 좋을줄 알았는데...

속상한 마음이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의 지혜가 필요해요.. 
저에게 조언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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