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쌈 싸먹다 문득 든 희한한 생각..

어제 돼지고기 구워 쌈싸먹는데요
크게 한 쌈 싸서 입을 있는 힘껏
크게 쫙 벌려 넣고서 오물거리는 순간
아 내가 지구를 삼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안에 한가득 들은 그것은 무엇인가
이 안에 채소와 고기가 있고
밥과 참기름장 안에 소금 후추 참기름
쌈장안에 된장 마늘 참기름 깨
그리고 생마늘과 고추 파채.. 가 있으니
식물 동물이 있고 광물도 있고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지방 탄수화물
영양도 골고루 균형 있게 들었구나!

식물 동물을 키워준 햇볕과 땅이 있고
비와 (물) 바람이 있고
농부의 땀방울이 있고
그 농부를 키워준 부모와 조상이 있고
그 농부를 끝없이 뒷바라지하는 아낙이 있고
그 농부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어린아이가 있고.
.
.
.

이런식으로 생각하니
내 입 벌려 먹는 쌈 하나에
지구가 통째로 들어있는 기분.
입속에 들어가는 동그란 쌈이
마치 동그란 지구가 통째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는 매번 지구를 삼키는구나
나는 매번 지구와 하나되는구나.. 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ㅠ

내가 뭐 한게 있다고 이렇게 다들
식물 동물 햇님 달님 바람님 땅님..
모두가 자신을 내게 내어주는것인가

난 늘 이렇게 남의 생명을 내안에 넣고 있었구나
그것이 나의 생명력이 되는거였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핑돌고
코끝이 시큰 해졌어요
너무 감사해서요 ㅠㅜ

책 읽을땐 하나도 공감되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되더니만
갑자기 크게 한쌈 우겨넣는데
딱 그순간 확 공감되면서 그냥 저절로 알게 되었어요

난 매순간 지구를 삼키고있으니
아니 사실 햇님 달님까지하면 우주를 삼킨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나는 늘 이렇게 밥먹을때마다 지구를 삼키고 있으니
지구와 나는 하나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쌈싸먹다 말고 지구에 감사해서 눈물나기는
정말 머리털나고 처음이네요

제 마음 이해가시려나요..?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