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재가 노래하는 곳, 너무 아름다움

습지에서 발생한 미스터리 스릴러 같은 분위기로 넷플릭스에서 묘사를 해놓아서 처음에는 안봤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어제 바로 봤어요. 너무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소설 먼저 보신 분들은 읽으면서 상상하였던 주인공과 많이 달라서 좀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소설을 몰랐던 저는 완전 좋았습니다.

너무나 가련하게 살아온 여주인공인데 외모마저 볼품없는 것 보다는 이렇게 아름답게 만든게 좋았어요.
예전에 어떤 소설가가 주인공에 대해 말하면서 그 인생이 너무 가련하였기 때문에
돈문제만이라도 없게 해주고 싶어서 돈은 충분히 많은 부자로 설정하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너무 슬펐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제목도 너무 멋있지 않나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 물론 가재는 노래를 안하죠. ㅎㅎ
소설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영상미가 너무 뛰어나구요.
제 개인적 취향은 영상미가 뛰어난 작품은 일단 좋아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베이츠 모텔 등등.

일부 영화평을 보니 미스터리물로 생각하고 본 사람에게는 좀 시시할 수 있다는 식으로 썼던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고 글을 쓰는지 어이가 좀 없네요.
물론 단순한 생태학적 주제만은 아니고 사회적 문제, 한사람의 인생과 사랑 등 매우 혼합된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사는 그 어떤 인생에 이러한 다면적 측면이 혼합되지 않을수가 있겠어요.
산골에 홀로사는 자연인들에게도 각자의 인생에는 모두 다 장구한 서사가 있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생태학적인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영화보면서 꽤 좋아했는데
원작자가 원래 동물학 전공하고 환경보호론자이면서 생태학자이고 평생을 생태학적 측면에서 야생동물 관찰, 연구하는 삶을 살았네요.
그쪽 관련 내용의 책에서도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70살 넘어서 쓴 첫 소설이 대박이 난 것.
보면서 이런걸 허구로 묘사한 소설가의 상상력이 너무 뛰어나다고 감탄했었는데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자신의 삶의 경험을 소설로 만들어낸 것. (소설쓰고 있네 라는 조롱은 사실상 소설가에 대한 모욕. 왜냐하면 소설가들이 대충 뇌피셜로 소설을 구성하는게 아니기 때문)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보다 더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확실히 생태학자들은 글도 마음도 아름다운 것 같아요.
혹시 비슷한 취향인 분들은 베른트 하인리히 라는 분의 책도 참고하세요~
사이언스와 네이춰 등에 유명 논문을 많이 저술하신 저명한 학자인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책을 몇권 썼어요.
마지막 엔딩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after life에 관심이 많은데 원작에도 그렇게 묘사되어 있었다면 이것도 사실과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결론적으로 주인공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며 "고통없이" (quick and easy) 그리고 "행복하게" (이건 임사체험 또는 죽음학에 대해 아시는 분은 동의하실거에요) 죽었습니다. 자연은 그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으며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하는 행동에는 선악이라는 가치판단을 할 필요없다는 생태학자로서 저자의 의도가 너무 선명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생존과 무관하게 권력을 탐하여 온갖 죄악을 서슴치 않은 윤석열은 개보다 못한 새끼 맞으며 온우주적 인과응보의 그 무서운 벌을 꼭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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