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그냥 한번 써보는, 집에서 간병하게 된다면 필요한 것들

문득 그냥 생각이 나서, 혹시 집에서 간병을 처음 하실 분들이 계시다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까해서 적어봅니다.

제법 오래 전에 경험했던 일인데,
최근에 찾아보니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대략 그렇구나 .. 정도로만 생각해주세요.
서론이 길었네요

일단, 환자가 연세가 65세 이상이시라면 노인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등급 신청을 하시기 바랍니다.
포털에서 검색하면 아주 자세하게 잘 나오거나, 공단에 전화로 문의하셔도 됩니다.

환자가 어느 정도 거동이 되신다면,
집 안에서 가장 주의하실 것은 낙상입니다.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낙상 한 번으로 긴 시간 겨우 유지한 게 물거품 되는 것 많이 봤습니다.

1) 욕실에 수영장 등에서 많이 쓰는 튜브형 미끄럼방지 매트를 꼭 설치하세요. 이건 꼭 환자가 아니라도 다리 힘이 약한 노인들 계시면 추천합니다. 건식으로 욕실 유지 하는 것보다 쉽고, 물청소를 해도 물이 빨리 빠집니다.

욕조가 있으시다면 욕조를 넘어다닐 때 꼭 걸터 앉아서 이동하는 습관 들이시고, 욕실에 접이식 플라스틱 의자 등을 두시면 도움이 됩니다.

2) 이동형 변기
욕실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도 사용하실 수 있고, 욕실에서 환자 목욕시키기도 편합니다. 공단 등에서 대여가 가능하고, 중고 구매도 저렴합니다.
+ 물에 녹는 물티슈 (티슈 비데라고 하던데)가 이 시점에서는 유용해요.

3) 보행 보조기
ㄷ 자 형태로 된 게 지팡이보다 안정적입니다. 다리 힘 부족하실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유용합니다. 혹은 끝이 열 십자 모양의 지팡이도 있어요.


환자가 거동이 어려우신, 와상 상태의 환자의 경우는
필요한 간병 용품들이 더 생깁니다.

1) 환자용 침대
일반 침대에서 환자 돌봄 힘듭니다.
하루 이틀 아니고서야 보호자 허리 골병 들어요.
구매하려면 비싼 편이고, 대여 업체가 많아요. 전동형이 편합니다.

2) 욕창 방지 용품 들
거동 불가능한 와상 환자에게는 욕창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욕창 발생하는 순간 환자의 삶의 질이 추락이라고
간호사님들이 여러 번 강조하셨어요.

에어매트라고 일정 시간마다 바람들어가는 구획을 달리해서 바람을 교차로 넣어줘서 욕창 방지하는 매트입니다. 이것도 대여도 되는데 구매 비용이 비싼 편은 아니에요.

대소변 후 거품으로 클린징 해주는 제품이 있는데 상당히 잘 썼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씁쓸한 게, 이제는 국산 제품 많이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 수입품 하나 뿐인가봅니다.
꽤 비싼 편입니다. 저는 직구도 했었는데, 처음엔 통과 되었는데, 스프레이라고 통관에서 걸려버렸습니다.
와상환자 간병하시는 분들에게는 유명합니다.
대충 간병용품 배변 클린징 뭐 그렇게 찾으시면 나와요.

기저귀는, 뭐 아기 돌봄과 유사해서
기저귀 외 매트 추가로 깔아두시면 혹시 예상 못한 사고에 뒷 수습이 쉽고, 일자 패드형 속 기저귀를 추가로 쓰시면 잦은 소변 시에도 빨리 교체가 가능합니다.
기저귀 교체 후 잘 닦고 건조하고 보습도 하고.

그리고 식사.

상태가 나빠지시면, 경구식 (입으로 먹는)이 불가능해서 경관식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경구식이 가능하시면 집안에 요거트를 꼭 비치해두세요, 삼킴이 어려울 때 약을 먹이거나 할 때 기도로 넘어갈 우려 높은 액체가 아니라 요거트에 타서 먹이거든요.

경관식을 하신다면, 비위관 (콧줄) 혹은 위루관 (뱃줄)을 가지고 계실텐데. 콧줄의 경우 기도가 아니라 식도로 잘 삽입되어 있는지 의료진들이 꼭 확인하는 게 원칙이에요.
우리야 청진기 대 봐도 모르니, 주사기로 반대로 위 속 내용물을 뽑아보고 확인하라고 하더군요. - 소화여부도 확인

콧줄을 고정하는 밴드를 적절히 교체해야 콧등 까짐 방지하실 수 있어요. 코도 자주 헐기도 해서 식이가 오래 힘드시다면 위루관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루관은 시술은 아파도 유지할 때는 환자는 콧줄보다 덜 불편하다고 합니다.

이 줄 (콧줄/뱃줄)에 피딩백과 피딩튜브를 걸 연결해서,
거기에 음식을 넣어서 공급해요.
미음을 드리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영양식으로 나오는 것들을 쓰실 거에요.
뉴케어 엔커더 메디푸드 메디웰 등등등..

이때 피딩튜브와 피딩백의 위생관리도 중요한데,
경관식용으로 아예 튜브 형태로 나오는 것들 쓰시면 위생적이긴 합니다.

..
요즘 간병 글들이 가끔 보여서
대충 그냥 생각나는대로 혹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적어봤습니다. 그 때의 나는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했던 것들로.

그리고, 고민 끝에 붙이는 말..
집에서 직접 간병을 하고 안하고, 못하고는 각각의 사정과 환경에 따라 다 다를 겁니다. 이건 그런 결정을 내리신 이후에 대한 이야기이구요.

이런 글들 끝에 누군가는 꼭 그러겠죠,
그렇게까지해서 살아야하냐, 대소변 못 가리고 못 먹게 되면 존엄하게 죽겠다...

저는 단 한 순간도 제가 돌봤던 가족이,
거동이 불가능하고 식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존업하지 않다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우리는 다들 이미 태어났고, 그 누구도 예외없이 늙고 병들고 죽게 됩니다. 태어난 아이가 반드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것처럼, 삶의 끝의 순간에도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해지는 게 어쩔 수 없는 인간이겠죠.
적어도 돌봄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혐오하지는 않게 되길 바래요.

오늘도 누군가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하루하루 살아내고 계실텐데, 부디 그 분들이 하루라 좀 더 평안하고 기억하고 싶은 시간이 되시길 그냥 바래봅니다.

쓰다보니, 정보에 비해서 왕 길어졌네요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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