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우렁각시 같은 친구

요즘 컨디션 안 좋아 힘들었는데
어제 친구가 전화해 놀러오겠대서 오라 했더니
바리바리 모든 재료 싸들고 와서는 
새로 만든 반찬 무생채 김치볶음 한통씩 꺼내놓고
떡국이랑 소고기뭇국 한냄비씩 뚝딱뚝딱 끓여놓고 
야야 내가 이런말 해도 될까 모르겠는디 너무 맛있네 헐~~
이러면서 자기는 안 먹는다는 거예요ㅋㅋㅋ
점심 약속이 있다고.

아직 시간 있으니 조금 앉았다 가라 했더니
(아니 난 같이 먹잔 얘기도 안했는데)
그래 조금만 먹지 뭐 혼자 먹으면 싫지? 하고 지레 결정 내리고 ㅋㅋ
그래서 둘이서 떡국 한 그릇씩 뚝딱
시골에서 보내온 떡국떡이래요 너무 보드랍고 맛있음

두세 달째 보관해뒀던 캬라멜향 나는 프랑스차 꺼내
첫 개봉해서 한잔 먹고
친구가 차향 좋다고 좋아하길래 가져가라 통째 주고
냉동실에 있던 소포장 떡도 몇 개 챙겨줬어요
그리고 입을 모아 1월 난방비 관리비 한탄 한번씩 하고
친구는 급하게 사라짐

집안에 살짝 봄볕같은 활기가 돌았어요
고마워 우렁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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