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집나간 아들 보고 왔습니다

본인이 원해서
고3때 자취를 시작하고 올해 횟수로 3년차된 아들입니다
나가고 첫해에 폰해주느라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딱한번 보고
어제 첫만남입니다
그동안 방세나 용돈은 기본만 주었고요
저번주에 한번 만나자 톡만 해두었고 읽씹한 상태였어요
부모에 대한 원망이 많은 상태라 전화나 문자도 없는 아예
대화는 단절이였는데
아이는 들리는 소문에 알바도 하지않고 있다해서
어제밤 찾아가 벨을 누르니 아이는 자고 있고
마침 놀러와 있던 친구가 열어줫어요
문열어줄 확률 1프로라며 그냥 톡으로라도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면 한번은 가보고 싶어서 갔어요
가기전엔 할말이 너무 많았지요
최대한 담담히 객관적으로 감정은 넣지 않고 말하리라
다짐하며 갔었죠
근데요
작정했던 말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고
옆에서 아빠는 우리아들 걱정했는데 잘살고 있구나
며 덤덤히 혼자 댓구없는 아들에게 몇마디 했고요
아이는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
담배를 피웟어요
딱한번 우리를 살핀후 눈은 절대 마주치지 않았어요
눈빛은 마치 야생 동물처럼 매섭고 우리가 저아이의 부모가
맞나 싶게 차가웠어요
지금쯤 담배는 피울게야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말없이
부모앞에서 담배만 두대 피우고 또 말이 없는데
더 앉아 있어 뭐하나 싶어 아빠가 건강 잘 챙기라 하고
나왔어요
나오기전 아빠는 아이 등을 어루만지고 토닥여 주는데
아이의 눈빛은 자기몸에 손대지 말라는 눈빛이였어요
남편이 아들3년만에 보는건데 손좀 잡아 보라는데
그눈빛을 보고는 어찌할수도 없고
눈물만 흘리다 나왔어요
이제 성인이니 집으로 돌아오리란 기대도 없고 그냥 본인 밥벌이만 하면 싶습니다
아이방은 쓰레기장일줄 알았는데 깔끔하고 베란다는 커튼도 달고
방엔 재떨이도 안보였고 취미로 기타도 치는지 기타가 2개 있었어요
군대를 물어도 대답이 없고...하
누가 그러대요
상대적인거라
나는 평범하게 키웟는데 아이는 숨막히고 스트레스 받아서
폭발한거라고요
그말도 인정하고요
진짜 평범하게 키운거 같은데 가족도 화목하고 특별난게 없어요
돌아오는길에 정말 서럽고
내가 전생에 무슨죄가 많아 이러나 싶고
다내려놓고 절에 들어가 공양주나 하며 살고싶은 마음이 굴뚜같았습니다
주변 사촌들 어느 대학가고 방학동안 해외여행가고 그런말을 들으면
기특하다 싶은 생각만 드는게 아니라 내가 초라해지고
나는 소인배다 나는 소갈딱지가 왜이러나 자책도 들고
혼돈의 도가니가 됩니다
슬빵에서 장발장이 좋아라 하던 김광석 노래가
내인생곡 같고
둘째를 키우려면 나는 또 이악물고 단단해져야 하고...
우울해서 친정같은 이곳에 하소연 하지만
글은 펑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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