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0대임에도 20대처럼 보세에서 산 싸구려패딩을
몇해에 걸쳐 입었는데 올해는 정말이지 더이상 입고싶지
않다고 생각했소 옷은 무겁고 심지어 색상이 하늘색이오
대체 무슨 마음으로 샀는지 나 자신도 이해되지 않는 그런
옷이오 나는 코트를 사고 싶었소 코트를 사러갔소
그런데 나는 패딩도 사고 싶었소 옷 사는데 남편이 따라갔소
자영업자라 모든걸 남편카드로 사야하요 언짢소
나는 세벌을 골라놓고 남편에게 오라고 했소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던 남편이 여성복 매장으로 왔소
나는 남편 앞에서 1번2번3번을 차례대로 입었소
남편이 어울린다며 다 사라고 했소
내가 1번 코트의 가격을 말하자 남편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소
남편은 대체 무엇으로 옷을 사는데 옷값이 그렇게 비싸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소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보 그런데 2번과 3번은 합해도 1번의 가격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소
남편은 아직 창백한채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면 2번과 3번을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소. 그렇소 바로 내가 바라던 그것이었소
그래서 코트 샀소
패딩도 샀소
만 나이로 53세요
제법 잘 어울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