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져서 다치시고(다행히 골절은 아님), 이제 팔순이 넘어 근력이 없고 기운도 달려서인지 자잘하게 계속 다치세요. 원래 차분한 성격은 아니신지라 넘어지거나 부딪치거나 하는 건 있었지만, 너무 자주 다치시니 이제 내가 다 되었나보다. 진짜 노인이 되었나보다 이런 생각이 드시나봐요. 팔순 넘도록 노인 일자리도 하고 계시고, 여전히 자식들한테 이런 저런 음식도 해서 보내주시지만, 예전보다 기운은 당연히 없으시죠.
당연히 자주 가보면 좋지만 차로 3시간 넘게 걸리는 시골이라 자주 갈 수도 없어 답답하네요.
그냥 매일 안부전화 드리고 있긴 한데 괜찮다 위로 드리는 건 또 자식들 신경쓰게 해서 미안하다시며 말씀을 길게 안 하려고 하시고 전화통화가 길어지면 조금 울먹거리기도 하시니... 말로만 듣던 노인우울증인가 싶고, 시골이라 마땅한 재밌는 일도 없고, 엄마 아빠 이제 두 분 다 운전도 못하시니 어딜 가지도 못할 거 같고 걱정만 됩니다.
시골집 비워놓고 자식들 집에 오는 것도 싫어하시구요.
색다른 간식을 보내드릴까, 어버이날에도 안보내던 꽃을 보내드려볼까, 레터링풍선 같은 걸 보내드리면 좀 웃으실까 별별 생각을 다 해보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게 없네요.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지실까요?( 용돈은 자식들이 달마다 아주 충분히 드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