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 속 터지게 하는 가족사,마음 아픕니다.

오늘 오전에 중환자실에 있던
40대 중반의 미혼의
남편의 동생이 수술 하러 갔고
보호자 자격으로 남편이 병원으로 출근했습니다.

누구에게 털어 놓기도 부끄러운..
차마 이게 현실인가? 싶은...
그럼에도 푹 고개 숙이고
병원으로 향하는 남편이 가여워
누구에게라도 하소연, 넋두리라고 하고 싶어
익명의 힘을 빌어 써 봅니다.

군대 졸업하고 복학생이었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남동생과 시어머니 함께 살다
저랑 결혼했지요.

결혼에 별 뜻 없던 시동생이 직장 다니며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그런 순탄한 시간이
꿈인가 싶게...

사건은 아주 우연하게 시작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다 삐긋하며
잠시 직장을 휴직하던 시절,
시동생의 발가락에 생긴 작은 상처를
그대로 방치한 채 ...
치료를 미루고 미루다
결국 곪고 ...어찌지 못한 사이에
뒤늦게 병원을 갔는데
치료 불가 판정 받고 한 쪽 새끼발가락을
절단하는 일이 생겼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무슨 별일이라고....싶은데
그 당시 시동생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은둔과 칩거를 시작.
보행에 아주런 지장도 없을 정도였는데
진짜 그게 뭐라고...

마음의 병이란 정말 무섭더군요
아무리 설득하고 어쩌고 해도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그려면서 어어..하는 사이에
마치 무슨 재해처럼
코로나 시국이 시작되었고
이제 본인의 은둔이 정당화 되기 시작했고
함께 거주하는 엄마, 시어머니의 행동까지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멀쩡하게 혼자서 시장 다나시고
산책도 하시던 시어머니는..
그 해 이후로 집에 갇히게 되었고..ㅠㅠ

모든 생필품은
아이 아빠가 필요한 물품은 직접 가서
배달로 , 혹은 온라인으로
주문해주고 일주일에 한 번
빌라 현관문 앞에 내 놓은 쓰레기만
겨우 치워주는 ...그런 생활이
일 년. 이 년이 넘어갔는데
한창 코로나 심했을 때는
현관문조차 못 열게 했다고...하네요..ㅠㅠ

그러면서 필요한 약은
대리처방으로 계속 늘어만 가고...

저....옆에서 뭐했냐구요??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안된다고. 저러다 뭔 일 난다고.

독한 마음으로 바라 보라고..제발..
매주 장 봐주고
병원 대신 다니고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불쌍하다, 안쓰럽다. ..측은하게만 보던
남편은 그저 해달라는 거
해주고 말더군요.

시동생, 시어머님 ..둘 다
백신은 커녕 독잠 주사도 멀리 하며
그렇게 좁은 빌라에서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사건이 터졌습니다

퉁퉁 부은 다리를 어쩌지 못해
죽네사네 하던 시동생이
결국 119 불러 대학 병원에 실려갔고..

오늘..
다리 하나를 절단한다고 합니다.ㅠㅠ

글 쓰면서도 눈물이 핑 도는데...
정작 이제 병원에 갔으니
다 괜찮아질 거라고
다시 명랑해지신 시어미님께
남편은아직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 시절동안
안 방 티비 앞에서 가스버너로 앉아서
요리히시던 어머님도
이제 혼자 걷는게 힘들 정도로
신체 기능이 많이 퇴화되었네요...

어후.

진짜 글로 쓰면서도
이게 가능한 일인가....저도 참..이해 안되는데..ㅠㅠ

코로나 전부터
명절 때 아이들 데리고 갈 때마다
안에서 걸어 잠그고
안 알려주던 그 빌라 현관문을
그 때 강제로라도 따고 들어갔어야 했나..

장 봐주고 그러지 말라고
더 아이아빠를 다그쳤어야 했나..

직장 때려치고
사업 한다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아이 아빠는 잠도 못하고
요즘 부척 야위어안 갑니다.

발가락 하나로도 저랬는데
이제 다리 절단된 상태로
어떻게 살아내려는지....
시동생이 딱하기도 했다가
밉기도 했다가

아들 하나를 어쩌지 못해
같이 그렇게 스스로를 방치한
시어머님께도 화도 났다가..

제가 뭐 어떻게 도와줄까 했는데
그냥 묵묵히 알아서 하겠다는
남편도 바보같고..ㅠㅠ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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