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내년에 죽었으면 좋겠다는 엄마

작년 내내 그 말을 입에 달고 사셨어요. 사는 게 지루하다. 딱 내년 봄쯤 갔으면 좋겠다.
초기치매와 당뇨가 있지만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병은 없으세요.
엄마가 그러시면 언니들은 왜 그런 말을 하세요 아빠 몫까지 사셔야죠 백 살까지요. 그러는데 막내인 저는 가끔 장난기가 발동해서 묻기도 해요, 보통 노인들은 오늘밤에 자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하는게 정석 아닌가, 엄마는 내년까지라니 그래도 더 살고 싶은 거 맞네. 

설날에 찾아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년쯤 죽었으면 딱 좋겠다, 하시네요. 오호, 해가 바뀌면서 일년 자동 연장, 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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