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하상수, 제가 안수영 ..
상황이 비슷해요..
전 하루 버스 세대들어가는 깡시골 출신의 홀어머니 다섯남매 장녀. 지방대 문과. 뭐 땅같은거 없구요. ㅎ
남편은 8학군 출신의 sy대 출신의 좀 사는 집안의 막내.
제가 집안이 어려워서 지방대 장학금 + 교환학생 조건으로 중문과로 대학입학을 했는데,
중국이 막 뜨기 전이었는데 중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원래 1년 조건이었는데 3년을 짱박혀있던.
그러다 졸업하니 중국이 막 뜨기시작하는데, 언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없었어서..
정말 운좋게 대기업에 수시로 채용된 케이스. 그것도 원래 합격자가 있었는데 그분이 더 좋은곳에 취업이 되어 그만두는 바람에 저에게 콜이 들어온.
남편은 동기들과 무엇을 해도 함께 하는 정시채용? ㅎㅎ
어쩔수없이 중간에 제가 연수원에 합류를 했는데, 같은 학벌도 없고. 같은 출신도 없고.
전 태어나서 서울에 처음 와봤거든요...
처음에 물어보는데 고등부터 물어보길래, 전 그게 너무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요..
고등학교를 왜 물어보지? (그게 출신(?)을 가늠하려는 거라는걸 나중에서야.... )
물어보니 시골출신이고 지방대고 그런 것들을 그냥 다 말했어요.. 그게 숨길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구요.. 그때부터 사내 여직원들에 의한 왕따가 시작됬어요.
화장실에 저 있는거 알면서 제 뒷담화를 하거나,,, 같은 프로젝트를 마치고 하는 회식에 저만 빼고 한다거나,,
커피나 간식을 돌려도 저만 빼고 돌리거나...
사실 그게 왕따인지도 몰랐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아요..
커피나 빵, 디저트류는 사실 사먹어본적이 없어서 그게 무슨 맛인지도 몰랐고 그걸 식후에 먹는 문화가 익숙하지도 않았구요. 해외영업팀이었는데 그때 상사에도 중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바이어가 오면 관광을 해줄 사람이 없어서 주말에도 도움요청이 오곤했었던 때 였는데, 제가 운전을 못해서 운전 담당을 남편이 자주 했고 제가 통역을 담당하곤 했어요...
그러면서 남편의 구애가 시작됬고,, 우여곡절끝에 결혼했구요..
결혼때 어머님이 탐탁치 않아하셨고 회사까지 찾아오시기도 했고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주말알바 평일알바 할 것없이 알바를 여러개 했었는데, 상공회의소에서 하는 주말 교육프로그램 강사로 오래 활동했었거든요.. 근데 그 강사중에 친하게 지내시던 어르신이 지금 저희 시아버님이셔서,, 첫 식사자리에서 많이 놀랬던.. 그후로 결혼이 일사천리로 진행됬죠... 어머님은 남편이 결혼생활 내내 제 동생과 홀어머니로 인해 힘들까봐 많이 걱정했어요.
그런데요..
결혼 후에 열심히 청약 진행해서 당첨도 되고.. 재개발도 사놓고,,
아이생기기 전까지 주말이며 평일이며 열심히 알바 해서 본 월급보다도 더 많이 받으면서 빚도 빨리 갚았어요..
어머님이 친정엄마가 육아 도와주지 않는 걸로 불만이 많으셨는데(본인도 안 도와주심)
그 덕(?)에 둘째 낳고 대기업 그만두고 십년 육아하면서 공부해서 공무원으로 직장생활하구있구요...
동생들은 다 고시비스므리하게 합격해서 저보다 더 좋은 직장에서 좋은사람 만나서 잘 지내요..
친정엄마가 혼자 오남매를 키우시느라 몸이 많이 상하셨지만 현재까지 병원신세지지 않으시고 공장다니면서 소소하게 본인 생활책임지시고,, 저희에게 더 주면 주셨지 신세지지 않으시구요..
반면에 시어머니는 아들 며느리만 바라보고 사십니다...
시누가 두분이 모두 외국에 계셔서 전부 저희 차지지요..
소소하게는 장보는 것부터 병원까지 모두요..
경제적인거요? 저희가 일군것들이 더 많고 받은 것도 받을 것도 없어요. ㅎㅎ
아버님이 중간에 사업하신다고 . ㅎㅎㅎㅎㅎ (웃프네요)
저는 수영이가 용기 내 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그렇다고 해서 나중도 그렇겠지 하는 건 사실 기우잖아요.
결혼에서 경제적인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엄마의 역할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가정 내에서 미치는 영향이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큰 부분이니까요..
결혼하고 나서 저 역시 자격지심으로 좀 힘들었던 시간들이 있었어요..
같은 소리를 해도 괜히 제가 곡해해서 듣고, 시어머니 옹심으로 받아들이고 했었던 시간들이 물론 있었지요..
그때 남편이 한결같이 지지해주고 들어주고 저의 편에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에서야 그때 힘들었을텐데,, 그렇게 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둘 다 잘해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로 보여요..
육아든 일이든 남편과의 관계든,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결국 선순환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요..
극중 역할에 제가 너무 몰입했구만요. ㅎㅎㅎ
사실 저희 때는 지금보다 덜 현실적이기도 했고 시대가 많이 다른 면도 있지요..
하지만,
공부도 연애도, 육아도,, 사실 예전과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 ..
기본은 늘 같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긴 합니다.
결말이 궁금해서 시시콜콜하게 수다떨어봅니당.
나른한 오후도 다들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