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1살 짜리 강아지를 데려와 1년을 키워보니


우리 강아지
동네 지나다니며
새끼때부터 간식주며 이뻐하다가
목줄에 묶여 실외 극악한 환경에 사는 게
마음에 걸려
돈 드리고 사왔어요

지나다니며
간식주고 이뻐해도
이 애는 저를
주인은 아닌 동네 아줌마로
딱 구분하더라구요

데려와
중성화 수술시키고
집 안에서
좋은 사료랑 맛난 간식 먹이고
장난감도 주고
따뜻한 이불에 재워요
따뜻하고 예쁜 패딩 입혀서
산책도 꼬박꼬박
아프면 득달같이 병원에 가고요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있어요

이 녀석 처음 데려와 얼마간
뭘 못하게 저지하면
절 물더라구요 ㅠㅠ
제 손에 반창고를 달고 살았어요
저를 엄마로 인정 안하더라구요
지금은 장난으로도 안 물려하더라구요

그런데 어느새…
1년 다 되가는데
요즘 보면
드디어
얘가 나를 보호자로 인정하는 느낌이 들어요

예를 들면 이런 경우들이에요

산책 후 들어와
따뜻한 물로 4발을 씻긴 후
무릎에 안아 올려
잘 마른 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면
저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봐요
꽤 오래 천천히 닦는데도 싫어하는 기색이 없어요 ㅎ


가끔 동그란 두 눈을 바라보면
전에는 “싸우자!” 라는 신호로 알고
절 보면서 원망스레 멍멍 짖었는데
이젠 제가 우리 강쥐 눈을 보면
얘도 같이 평안하게 눈을 맞춰주네요 ㅎ


오라고 하고
어딨냐고 찾으면
반드시 와요 ㅎ


난로를 켜 놓으면
따뜻한 난로에 앞에 앉아서
“고마워요” 하는 표정으로 절 바라봐요 ㅎ

매일 퇴근 후 하는 제 푸념도 들어주고요
잔소리도 가만히 귀를 쫑긋하며 들어요

잠을 잘 때
쓰다듬어주면
좀 있다 못마땅해서 일어나
자리를 옮기곤 했는데
얼마전부터는 제 옆구리나 얼굴 옆에 붙어
4다리 쭉 뻗고 편히 잡니다
심지어
자고 있는 우리 강쥐
이불도 덮어주고 머리도 쓰다듬고
배도 쓰다듬어도
그런가부다 하고 계속 잡니다 ㅎㅎ

제가 자는 우리 강쥐에게
볼방구와 배방구를 해주면
오히려 좋아하고요 ㅎㅎ

거의 항상
라디오 틀어주면 음악을 들으며
외부 소리에 덜 민감해지고
편히 자는 것도 신기하네요

오늘은 아침 배변하러 데려 나갔는데
염화칼슘이 없는 곳이라 생각하고
내려놨는데 길가라 있었나 봐요

잠깐 걷더니
아기 개처럼 작은 소리로 “깨갱~”하며
저에게 오네요 ㅎㅎ
평소 짖으면 장군처럼 짖는 8킬로 가까이 되는
숫놈이 말이에요 ㅎㅎ

나원참 !!
얼른 안아주니
안심하며 한숨을 폭 쉬네요

겨울이 되니 춥고 발이 시려우면
아프다고 느끼는지
산책도 아주 조금하다가
제 롱패딩 자락을 뒤에서 잡아요
못 걷는다는 신호요
그럼 얼른 안아서 차에 실어요 ㅎㅎ
엄마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
생각하고 저를 믿나봐요!!!!!

이 녀석 다 커서
이렇게 애기짓을 해요 ㅎ
중성화 수술했으니
영원히 어른은 못되는 건가요..

데려와 끼고 키운지 1년이 되니
자식같은 느낌이 들어요
얘도 날 엄니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ㅎ

정성들여 참고 키우니
이런 날이 오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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