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덕동 '시민언론 민들레'에 압수수색 들어왔다는 긴급 통고를 받고
가장 빠른 교통수단 지하철 타고 부랴부랴 사무실 나가는 길이다.
(평소 출근시간은 10시30분)
꽤 오래 전 경찰 총수가 이태원참사 희생자 명단 유출 관련,
반부패 차원에서 수사하겠다고 공언했을 때
이미 압색을 예견했으니
드디어 올 것이 온 셈이다.
그런데 긴장하거나 흥분되지 않고 오히려 기쁜 마음이 든다.
윤 정권 들어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 장관으로부터 협박 한 번 받지않고
압색 한 번 받지 않은 언론을 어찌 언론이라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다.
경찰은 명단 보도를 압색 이유로 들겠지만 터무니 없는 소리다.
명단을 만들어 놓고도 숨긴 것은 저들이요,
악착같이 숨긴 이유도 명백히 드러났다.
희생자 가족에게 허락을 받았어야 하느니,
인권 어쩌고 하는 주장들은
이태원참사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저들이 짜놓은 프레임일 뿐이다.
윤똑똑이들이나 그 프레임 안에서 논다.
더구나 보도가 있은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그러므로 이번 압색은 그동안 '민들레'가 수행해 온 보도,
유시민 등 필진들이 활화산처럼 쏟아낸 칼럼들에 대한 저들의 보복이다.
윤 대통령의 "(비판언론에게) 고통을 주리"는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일 뿐이다.
언론탄압의 민낯인 것이다.
윤 대통령이 부르짖는 '자유'란 얼마나 얼척없는 허구인지 또 한 번 밝혀지는 오늘
'참담'이니 '개탄'이니 하는 단어가 사치스럽다.
그저 기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질 뿐이다.
ㅡㅡㅡ강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