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환갑넘은 부모님 불화..

저는 30대 중반이고 부모님은 이제 갓 환갑 넘으셨고 두분이 나이차가 얼마 안나세요.
두분이 완전 반대의 성격이라 불화가 심합니다.
제가 그 사이에서 어릴때부터 너무 힘들었고 현재까지도 변하지를 않아 답이 안나오네요.

아버지는 교직생활 후 정년퇴임하셨고 흔히 말하는 꼰대기질이 심하셔요.
차분한 성격이시고 나이들면서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일상적인 잔소리가 많고 어머니 행동에 간섭이 있으신 편.
(예를들어 엄마가 많이 먹는다고 잔소리, 문 살살 닫아라, 어디 놀러가면 화장실 오래다녀온다고 잔소리,
음식이 짜다 싱겁다 등 사사건건 엄마 행동에 입을 대심)

어머니는 완전 다혈질에 기분파. 흔히 말하는 enfp의 정석이에요.
주변사람 기분이 어떻든 자기 감정이 우선이고 자기 성질을 못이긴다 해야할까요?
한번 화나면 속에 있는 말 할말 못할말 안가리고 와다다다 쏘아대요.
본인 기분 풀리면 또 갑자기 살갑게 대하고 무지 잘 대해주고,
중간이 없는 성격. 성격이 급해서 행동이 부주의한 편(잔소리 유발)

저는 아빠쪽에 더 가깝고 맏딸이라 
어릴때부터 엄마가 쏟아내는 모든 말을 다 듣고 살아왔어요.
두분 성격차이가 너무 심하고 할머니가 엄마께 시집살이를 너무 심하게 시키셔서
고부갈등도 심했다 보니 두분 갈등이 할머니 돌아가실때까지 절정이었고,
제가 시집도 가게 됐고 두분 나이도 들면서 약간 소강상태가 된 지 5년쯤 됐네요.

다 커서 생각해보니 저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었더라구요.
저에게 부모로서 자식한테 하면 안될 말까지 하시면서 화풀이도 많이 하셨고
성장과정에서 부모님 사이에서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이들며 억울한 부분 생각날때마다 엄마에게 말하고 사과도 받고 그래왔어요.
저 혼자 마음을 많이 다스리기도 했고, 좋은 남편 만나서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되어 살아가고 있구요.

근데 아직도 한번씩 저의 속을 확 뒤집어놓으세요. 특히 엄마요.
오늘도 두분이 사소한걸로 대판 하시고 제 속이 확 뒤집어진 상태예요.

두분 성격이 너무 극과 극이다보니 근본적으로 서로 불만이 많으세요
싸우는 패턴은 항상 똑같아요

<엄마가 기분이 무지 좋을때 수다를 막 떠심 - 아빠는 들어주다가 엄마의 언어습관(좀 과격하긴 합니다)지적 - 다혈질인 엄마는 급 화 폭발시키며 버럭 - 아빠는 뭐 그렇게 화낼일도 아닌데 갑자기 화를 내냐며 같이 기분나빠하심 - 엄마는 갑자기가 아니라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며 옛날 얘기 꺼내심 - 아빠 들은체도 안하다가 엄마가 못할말 한거 듣고 같이 분노 - 엄마는 아빠 분노과정에서 말꼬리 잡아 따지심 - 감정폭발과 대판싸움 - 냉전 - 나한테 전화해서 하소연>

엄마는 감정적이라 이 과정에서 화를 못참고 또 할말 못할말을 안가리시고 퍼부어요
아빠는 냉철한 편이라 들은체도 안하실때가 많고 엄마는 더 폭발하죠
입술까지 파르르 떨면서 성격 주체못하고
저는 아직도 이런 꼴(?)을 보고 삽니다.

저는 부모님께 최대한 잘하려 노력합니다.
부모님 개개인의 인생을 보면 어릴때부터 참 힘들게 사셨고 
풍족하진 않았지만 금전적으로 부족함 없이 키워주신게 감사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리고 제가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라도 최대한 잘해드립니다.
친정이랑 20분거리라서 수시로 들여다보며 친정엄마랑 같이 장보고
커피도 마시고 좋은데 있으면 같이 가기도 하고 그래요.

댓글에 부모님 멀리해라, 보지말고 살아라 하실거같은데
솔직히 그건 다들 힘들지 않나요ㅠㅠ
남동생이 하나 있긴 한데 미혼에 타지에서 일하고있어서 무관심입니다.

서로 좀 갈등을 피하려고 노력을 하면 좋은데
각자 내가 뭘 잘못했냐 합니다.

아버지한테는 잔소리 줄여라, 할말 올라와도 한번 참아라, 옆집 아줌마라 생각하고 간섭하지마라
엄마한테는 성격죽여라, 아빠 잔소리 무시해라 일일이 반응하지 마라

백날 말해도 딱 하루 효과있고 그 후론 아무 소용없고요.
심지어 얼마전 가족끼리 유럽여행까지 가서도 대판하셔서 제가 중재했네요.

진짜 삼십대 중반까지 제가 이게 뭐하는짓인가 싶어요.
이혼하라 해도 이혼은 또 안하십니다. 
사이가 좋아서도 아니고 각방쓰시면서도 진짜 이해가 안가네요
정말 보다 보니 둘이 똑같으니 같이산다 싶어요.
싸움의 빈도가 많이 줄긴 했다지만 두분 돌아가실때까지 이러려나요?
진심 제가 좀 무관심해져야 할까요?
저한테 하소연하지 말라고 좀 냉정하게 굴어야되는건지
제가 마음이 약해서 참 괴롭네요

오래 지켜보다 보니 분석까지 다 하게 되고
무슨 오은영 선생님되겠어요 참..

저희 부모님 연배의 선배님들은 어떻게 생활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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