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43살에 결혼, 행복합니다

전 공부와 일 하느라 결혼이 늦어진 것도 있지만, 일단 눈이 엄청 높고, 매우 까탈스러운 성격이었어요. (30대 초반까지는 결혼시장에서 상위 1프로 안에 들어서요 ^^;;;; 대학앨범 보고 뚜쟁이들 전화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평소 주위나 인터넷에서 보고 들은 시부모 스트레스 때문에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어요.

10년간 선과 소개팅 등으로 100명 넘게 만나고 그중 몇은 잠깐 사귀기도 했지만 전부 안 좋게 끝났어요. 일단 남자쪽 문제도 있었지만, 그걸 참지 못 하고 지랄하는 제 성격 때문이었어요. 남자조건이 아주 좋아도 제가 비위를 맞추는 성격이 못 됐거든요.

물론 이 성격이 지금도 그대로이지만, 나이 들면서 약간은 누그러졌는데 무엇보다 인연을 만나니 그 성격이 나올 일이 없네요. 남편은 저를 굉장히 존중해줍니다.

82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다들 눈 확 낮추지 못 하면 결혼 불가능하다란 말만 듣고 엄청 우울하고 스트레스 받았어요. 10살 연상, 이혼남, 저보다 스펙 딸리는 남자 등 아니면 넌 결혼 못 할거라고, 40살 넘은 여자는 어무리 예쁘고 스펙 좋아도 어쩔수 없다고. 골드미스터들은 만나면 하나같이 성격이 너무 별로라 내 인생에서 결혼은 없나보다 하고 너무 억울하고 신이 원망스러워서 한동안 우울증약까지 먹었어요.

그러다가 작년 우연히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남편이 나이도 비슷하고 초혼이고 소위 스펙도 좋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참 좋아요. 시가도 정말 좋은 분들이에요. 시누이랑 같이 있으면 즐겁고 특히 무엇보다 시어머니가 저랑 가족이 돼서 너무 기쁩니다.

물론 경제적 여유도 있는 시가지만, 단지 돈만 있다고 제가 이리 기쁠 거 같진 않아요. 올바른 품성을 가진 남편과 시가를 만나서 저 너무 행복합니다.제가 상위 1프로내 남자들을 셀 수 없이 만나보면서 정상적인 사고와 올바른 인성 가진 남자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참, 제가 남자 외모를 엄청 따졌었는데, 남편은 제가 원하던 훤칠한 근육맨 타입은 아니지만, 제 눈엔 봐줄만 하게 생겼어요 ㅎ

노처녀분들, 인연은 분명 있고, 늦은 나이에도 행복한 결혼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파서 이 글 남깁니다. 단, 누군가 찾아오길 손놓고 기다리지마시고, 소개받고, 외모를 가꾸는 데 죽을 힘 다해 노력하세요. 그리고 본인 일에 최선 다 하시고요(좋은 남자는 활발히 사회활동 하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해요. 그런 남자는 아내를 동등하게 생각해서 단지 여자라서 살림과 시가 눈치보기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위 조건이 기본을 충족하면, 무조건 인성입니다!!! 남자와 남자집안 성품만 보고 결혼 결정하세요. 결혼 후 전 많이 심적으로 안정됐는데, 전에 결혼전제로 사귀던 모난 성격의 골드미스터들(돈 아주 많음)과 결혼 안 하길 천만다행이라 이제서야 생각합니다.

43살 결혼. 행복해요. 임신 위해 몸 만들기 시작했어요 ^^

뻔한 이야기를 쓴 거 같지만, 제 행복이 저처럼 늦은 나이까지 인연을 못 만나 힘들어하는 분들께 부디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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