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라더니 날씨가 최고였어요.
우리나라에선 일년에 열흘이나 채 될까 싶은..
달콤하고 신선한 바람이 살랑거리는데
매순간 감탄스러웠고 달랏사람들이 그냥 부러웠어요.
하늘이 선물한 최고의 날씨에 보답하듯
집집마다 골목마다 땅이 한뼘만 있어도 꽃을 심고,
없으면 화분이라도 늘어놓고
어쩜 그리 진심으로 꽂나무 가꾸기에 지극정성인지
어디가나 꽃이 만발해 있었어요.
과일은 종류에 따라 일키로에 일이천원 정도였고
로즈애플이랑 망고, 잭프룻, 포멜로, 수박...
다 달고 맛있었어요.
딸기가 제일 흔했는데 종자개량이 덜 됐는지
달콤보다는 새콤에 더 가깝다는 말만 듣고
한번도 안 먹고 온게 조금 아쉽네요.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고 택시로 이동하면서
하루에 한군데 정도 들러 거기서 죽치고 놀다가
근처 맛집가고 카페가고 했는데 한가하니 좋았어요.
특히 그 넓은 데를 우리만 어슬렁 거렸던 사랑의 계곡,
신나게 알파인코스터 스릴을 만끽한 다딴라폭포,
지프차 타고 올라가서 뻥뷰 만끽한 랑비앙 산,
스님들 공부가 빡세 보이던 죽림정사,
백년세월로 빚고 다듬은 기품에 압도당한 핑크성당,
고행에 가까운 삶으로 피워낸 예술의 경지 자수박물관,
한적한 숙소 옆 골목길을 한참 내려가 찾은
작은 동네카페의 그 신선함과 모든 걸 다 갖춘 뷰,.
정말 이런 풍경과 순간들을 잘 간직하고 만들어준
달랏 사람들에게 고마움이 절로 들었어요.
저희는 프랑스 인들이 식민지 때 휴양지로 쓰다가
버리고 간 마을과 집을 개조한 엔틱한 방갈로형
숙소 두군데랑 시내근처에서 묵었는데
십만원 초중반 가격 정도면 온수풀, 조식 포함가능했고 벚꽃이랑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을 산책하며 미리 봄을 즐기다 왔네요.
달랏 시내 중심가는 신호등도 별로 없는데다
오트바이가 정신없이 지나다녀 시끄러웠지만
거기서 오분만 벗어나도 그냥 조용했어요.
베트남 사람들도 은퇴하고 노후에 살고 싶어한다더니
정말 위치좋은 곳엔 고급주택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던데 자연이 너무 많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도 살짝 들었어요.
모녀 둘이서 항공료와 숙소에 160,
구글앱에서 별 넷 이상 맛집에
달랏산 스페셜 와인 날마다 마시고
택시비, 체험비. 소소한 쇼핑, 선물 등에 90,
이렇게 총 250 정도 들었어요.
달랏 직항도 있어 5시간이면 도착해서
부담없이 가볍게 골프치고 휴양 생각하시면
좋은 후보지라 생각됩니다.
전 치앙마이나 우붓도 다녀왔지만
날씨에 큰 의미를 두고 달랏에 한 표 더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