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그냥 심란해 써 보는 시가 친정 얘기

결혼 20년차, 시가에 용돈으로 시작한 생활비 대는 것도 20년차..

첨엔 친정 시가 공평하게 10, 10 으로 시작 했어요.
한 3년 보내고, 저희가 집을 사면서 대출 갚느라 양가 모두 한 1년 끊었다가 생각보다 빨리 한 1년만에 형편이 떠 나아져
스물스물 시가만 보내기 시작한 게 패착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친정은 그래도 아버지가 소일거리로라도 돈을 벌고 그 외 월세 수입도 있고
시가는 음… 진짜 돈 안보내면 말 그대로 굶어죽을 판인데
거기서 양가 공평하게!! 를 외치진 못하겠더라고요.
말하자면… 친정은 제가 10 보내면 소고기 한번 사먹는 거면
시가는 우리가 보낸 돈으로 쌀팔아 먹는 상황이니 친정보낼 10을 보내 시가에 20 보내기 시작했죠. 그땐 연봉도 얼마 안되고 하여간 그 돈이 참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스물스물
20 이 30 되고
30 이 50 되고
병원비는 별도요, 각종 생활비도 대 주면서
시가에 한달 65-70 정도가 들어가게 된 것도 어언 7-8 년이 되어가네요.
뭐… 그러는 사이 남편 연봉도 많이 올랐고요.

친정에서는 형제 여럿인데, 너 시가 생활비 대는 것도 다 알고 있으니 친정은 알아서 할게 신경쓰지 말라는 배려를 그간 받아왔고
시가는 외동도 아닌데 손 윗형제는 쌩까는 부모의 생계를 오롯히 감당해 가며 뭐 어쩌겠니… 배째라고 나자빠지는 사람을 내가 뭔 수로…

그렇게 체념해 오던 중인데

친정쪽 상황이 조금 변화하면서
월세 수입도 줄고, 또 다른 형제 한명이 약간 빠듯해 지고… 엄마도 좀 쪼들리는 모양이라
친정 용돈도 좀 보태야할 상황인데 시가 들어갈 돈은 점점 늘고.

뭐. 그 다음말 아시겠지요.

상황이 이러니 시어머니 기 죽어 제 눈치만 보고, 부모 쌩까는 그 형제, 우리 볼 낯은 없는지 뭔지 명절엔 우리 시가 가기도 전에 홀연히 다녀간다 하고 남편은 또 명절 당일 오후에 지 엄마 혼자 두고 자손들로 북적거릴 처가에 갈 생각하니 발길은 안떨어지고 근데 또 티냈다간 마누라인 제게 눈치가 보여 쩔쩔 안 그런척 쿨하게 일어서려 애쓰고
울 시어머니 예전 같으면 소소한 용심이라도 좀 부렸겠으나 이젠 찍 소리 한번 못내고

저도 알아요. 뭘 어쩌겠어요.
저도 언니 동생에게 울 부모님 믿거라 맡겨놓은 주제에, 지 부모 쌩까고 동생에게 나몰라라 맡겨두고 있는 시숙 욕할 주제도 못되고요.
그냥 답답만 해요. 맞아요. 내 쓸 용돈 빼서 친정에 일이십 드리면 되죠. 드릴거고요. 근데 참 막막한 거죠. 매달 드리는 생활비 외 명절이니 생신이니 기타등등하면 시가에만 연간 천쯤 들어가요. 거기에 친정 몇백이 얹히면 ㅎㅎ 연말정산 받을 수도 없는돈이.

재미 있는 건 ㅋ
시부모 생활비를 댄 건 우린데
연말 정산에서 노부모 부양 혜택을 본 건 장남이라는 거. ㅋ
시아버님 살아계실 때도 두분 모두. 남편이 한명만 나누자 요청했을 땐 단칼에 거절 ㅋㅋㅋㅋ 시모만 남았고, 시모와 왕래 끊은 지금도 노부모 연말정산 혜택은 움켜쥐고 안놓죠. ㅋ
아, 동생이 생활비 대는 걸 몰랐던 거 아니야?? 하신다면, 아뇨 ㅋㅋㅋ 알아요. 동생이 생활비 주니 난 안줘도 되지? 라는 확인 사살까지 시모에게 한 전적이 있는.

뭐 그래요.

그냥 답답해서 중얼중얼
기가 죽은 시모 보는 것도 답답..
제 눈치 보는 남편 보는 것도 답답..
늙어가는 친정부모, 그 와중에 너 혼자 시댁 건사하느라 고생이다 안쓰러워 하는 걸 보면 답답하고…

그냥…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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