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나갑니다. 1년에 두 번씩 하는 짧은 나들이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네요.
오늘은 석파정 미술관에 다녀왔어요
새로운 기법, 다른 미디어와 융합한 작품들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라든지 작품의 세계를 전혀 이해 못해도
좋았어요.
새롭고 낯설고 제가 전혀 알 수 없는 것
(하지만 이해 못해도 되는 것)을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알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근데 옛날 전화기 6대가 좁고 높은 테이블에 한 대씩
놓여있는 거예요. 이것도 작품이야? 웃으면서 봤다가
누군가의 부재 중 통화를 들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겁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수화기를 들었어요.
짧은 안내 음성 뒤에 들리는 누군가의 부재 중 통화 메시지.
몇년 전 돌아가신 엄마의 통화가 들릴 것만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옆에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고
그곳에 부재 중 통화를 남길 수 있었어요.
엄마, 보고 싶어... 제 메시지도 남기고 왔습니다.
한때 흥선 대원군 소유였다던 석파정도 둘러봤어요
고종이 잤다는 방을 보니
키 큰 사람은 대각선으로 누워야 될 정도로 좁더군요.
그 옆 큰 방도 있던데.. 용도가 다른 방이었을까요.
결혼 전까지 서울에 살았지만 석파정은 전혀 몰랐어요
오늘 다녀오면서 고궁들이 있는 서울에
새삼스레 살고 싶더군요. 살 수 있을까?
근처 새로 생겼으나 리뷰들이 괜찮은
목식당이란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자리가 15개 뿐이 없고 주차는 근처 동네에 알아서ㅎㅎ)
커피를 마시러 순*카페를 올라갔어요.
우리 앞 손님도 없는 상황에서 25분이나 기다려서
나온 카푸치노는 맹탕에 가까운..
아버지가 옆에 계셔서 항의도 못하고 그냥 나온 게
지금까지도 화가 나요.
목식당 음식은 맛있었어요. 해산물 탕면 국수는 별로였고
볶음밥들, 마파두부, 새우 샤오마이(만두?)는 정말
맛있었어요.
추석에는 더 좋은 곳을 다녀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