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입는 편한 옷차림으로 모여서 서로 돌아가면서 맛난 것 해 먹으면서 애들 장난감 가지고 노는 것 보면서 하하 호호 즐겁게 어울리는 것이 편한 사람들은 그렇게 어울리면 좋아요.
예전에 남편 직장 때문에 정말 단 기간 살았던 동네, 사택 비슷한 동네라 다들 비슷비슷한 형편으로 살고,
거기에서 사는 동년배 여자들끼리 어울릴 때 정말 좋았거든요. 다들 서로 뭐 입었나, 샀나 비교하는 법 없고,
집집마다 애들 책들도 많아서 애들 데리고 모이면 애들은 책 읽거나 장난감 가지고 놀고,
엄마들은 자기네 집에서 식재료 챙겨 오거나 뭐 넉넉하게 만든 반찬 있으면 가지고 와서 같이 밥 차려 먹고 놀다가 모인 집 아저씨가 퇴근하면 다들 자기 집으로 갔어요.
그 시기에 제 남편이 출장이 하도 많아서 저희 집에 모이는 일이 많았는데 다들 솜씨들이 얼마나 좋은지 저만 요리하게 하지 않고 서로 돌아가면서 요리도 하고 아이들도 또래가 비슷해서 잘 놀았죠.
그 때 큰 아이가 여섯살, 작은 애가 네 살이었는데 너무 좋았고 지금도 그립네요.
그 동네 이후에 살게 된 곳에선 학교 끝나면 학교 근처의 놀이터에서 같은 반 엄마들이 애들 놀이터에 놀리고 테이블에 앉아서 애들 노는 것 보면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수다 떨다가 집에 왔는데 그게 그렇게 재밌고 좋았어요 ^^
그러다가 좀 더 코드가 맞는 엄마들은 애들 데리러 가기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전에 저희 집에서 같이 점심 차려 먹고 하교시간에 맞춰서 같이 걸어서 학교에 가서 애들 픽업하고,
고대로 놀이터에 가서 애들 놀게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 들러서 책 빌려 왔고요.
진짜 재밌게 살았는데 알뜰하게 돈도 많이 아꼈어요.
그 시절에 저희 집은 케이블 티비도 뭐도 돈 드는 건 하나도 안 했고 애들 학습지나 학원도 안 하고 집에서 제가 공부 봐 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