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집 보러 왔을때부터 마음에 안들더라구요.
복도식 아파트가 ㄱ자로 꺽이는 그 구석이라
엘리베이터 내리는데 저녁 밥 짓는 냄새가 빠지지 않아 복도 전체에 배어있는 음식 냄새가 불쾌했고
실크벽지라며 황금색 찐분홍색 나는 벽지를 그대로 놔둔 것도 헉 스러웠어요.
그런데 이주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세대가 이사를 해야하고 아이 학교에사 멀리 갈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이사를 들어왔어요.
계약금을 내고도 맘이 찝찝해서 부동산 사장님께 이 집이 왜 몇 개월간 비어있었냐고 물었더니
이 집 살던 세입자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서 이사나간 집이고
만기 전에 세입자가 나가고 주인이 집을 팔면서 시기가 안맞아 비어있었던 거라고 얘기해 주시더라구요.
세입자가 청약 당첨된 운 좋은 집이라는 말에 찝찝한 마음을 누르고
고2 2학기를 시작하며 이곳에 이사를 왔는데
아이가 수학 시험에 어이없는 실수로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점수를 받아왔어요 ㅜㅜ
결국 수시에 이 등급이 발목을 잡게 되는..
이때 왠지 여기는 우리 가족이랑 안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사를 갈까 생각했는데
점집에 물어보니 괜찮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냥 더 살기로 하고 2022년을 맞이했습니다
2022년은요
우리 가족에게 최악의 해가 될 거 같아요.
남편은 실직하고
아이는 대입에 실패하고
제 사업은 일이 하나도 안풀리고 꽉 막혀있어요.
타로를 보러가서
이사를 갈까 물어보니
이 집을 생각하며 카드를 뽑아보라고 하더군요
남편과 제가 뽑은 카드는 완전 최악이었어요.
그리고 이사를 염두해 둔 집을 생각하며 뽑은 카드는 타로를 모르는 제가 봐도 좋은 기운이 가득한 카드같아 보이더라구요.
타로 봐주시는 분이
무덤같은 그 집에서는 꼭 나오라고...
이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아
결국 이사를 결정했어요.
이 동네 이 아파트 터가 안좋다는 게 아니라
이 집이 저희 가족이랑 안맞은거였겠죠?
아님 우리 가족이 운이 안좋을 때 마침 이 집으로 이사를 온거였을까요?
3월 이사를 앞두고 생각이 많아요.
여기서 이렇게도 안풀리던 일들이
이사가면 기운이 바뀌면서 술술 풀릴까?
정말 집터라는 게 있을까?
새로 이사가는 집에서는 우리 가족 막혔던 일들이 제발 좀 술술 풀렸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