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서로의 집도 오가며 제일 친한 친구였어요.
열심히 공부 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놀지도 않았어요.
기껏해야 노래방 pc방..
적당히 놀로 적당히 야자하고 대학도 적당히 갔죠..
늦바람이 무섭다고..
나름 모범생이었던 그 친구는 대학가서 더더욱 열심히 놀았어요.
여러 부류의 남친을 만들더라구요.. cc도 했다가 양아치 같은 남자도 만났다가... 나중엔 어디서 저런것만 골라오나 싶을 정도로 너무 마음에 안 들었어요.. 남친 생기면 연락이 뚝 끊어져서 그것도 서운했었어요.
친구가 그럴동안
저는 대학을 다니다가 자퇴를 했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해서 대학을 다시 갔어요..
저희 고2때 imf가 터져서 차마 음악 공부 하고 싶단 이야기를 못했었는데 제가 알바 해가며 수업 받고 학교를 늦게 다시 입학했어요..
음대라서.. 모든것이 재미있었어요.
악기를 연주 하는것 자체가 그냥 노는거였어요.
그래서 4년동안 참 재미있었어요.
A 친구는 제게 대학 다시 가더니 사람이 변했다고 서운해했고
저는 이제 열심히도 한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왜ㅏ 친구에게 잔소리 같은 조언을 했었어요..
결정적이었던건 제 생일이었는데.. 아마 23?24살?? 였을거예요.
늘 돈이 없대요..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러 못 나오겠대요..
그래서 제가 사줄테니 나오라고.. 간만에 재미있게 놀자고..
차비도 없다길래 제가 태우러 갔죠...
A가 친구들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그 전날에 남친 만나러 광주에 다녀와서 돈이 한푼도 없고 피곤하다' 였어요..
그래서 내심 서운하긴 했어요..
다른 친구 B가 ‘너는 왜 늘 돈이 없냐며.. 남친 만나러 갈 차비는 있고 친구 만나러 나올 버스비는 없냐‘며 가시 돋힌 말을 했죠...
결국 A친구가 먼저 자리를 뜨고...
점점 멀어지던 사이가 툭 끊어졌어요..
얼마전에 다른 친구C와 이야기 하다가 A 친구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sns 주소가 있다고 알려주더라구요...
C는 A랑 통화도 했는데
제일먼저 제 안부를 묻더래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는데
며칠 전 그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서 sns를 들어갔어요..
아이가 7살 5살로 보이고
큰 아이가 경미한 자폐가 있는거 같았어요...
여전히 활기차고 씩씩하게 잘 사는 모습속에
덤덤히 쓴 아이 글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연락을 할까 말까..
내 갑작스런 연락이 친구를 당황케 하는건 아닐까..
한번 연락 했다가 뜸해지면.. 그게 더 어색하지 않을까...
별별 생각이 다 났어요.
할 말이 많을것고 같고
반대로 침묵으 흐를것도 같고...
언니들 생각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