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들에게 뭐라 조언해주어야 할까요?

참새방앗간 드나들 듯 드나들며 많은 분들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다 현명하신 82회원님들께 고견을 듣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올해 30대 초반의 아들녀석 얘기입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국내LCC항공사에 입사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가끔씩 회사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곤 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가 되더라구요.
  아들 녀석 왈, 우리 회사는 우리들을 갈아넣어서 돌아가는 거라고 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맘도 떨어지게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노조에 가입했는데 노조도 허깨비다, 정이 안간다 뭐 이런 식으로요.

실제로 어렵게 입사했던 동기들도 비슷한 이유로 꽤 많은 수가 이직을 하거나 그만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아들은 꽤 도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몸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도 보람이 있다면 즐겁게, 열심히 할 스타일입니다.
대학시절부터 택배상하차,인테리어, 판매, 영화관 심지어 피자배달까지 다양하게 일하면서 그 돈모아 라섹수술도 하고 20 여 개국 이상 해외여행을 하기도 했어요.

취미로 시작한 스포츠도 강사자격증을 갖추었고 두 달간 해외에 머물면서 자격증따기까지 역시 본인이 알바한 돈으로 비용을 충당했을 정도로 돈도 아끼면서 본인이 맘먹은건 해내는 그런 친구입니다 .

 

그런 친구가 올해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을 하겠다고 하네요 .

아들처럼 회사에 정떨어진 친구 한 명과 동업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모은 돈과 퇴직금, 그리고 대출 등을 받아서요.

자주 가는 햄버거가게가 있는데 아무리 맛있다고 소문난 햄버거도 생각날 정도가 아니었는데 그 점포의 햄버거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이라고 , 일주일에 한 번씩 가보는데 갈 때마다 손님이 줄을 서있고 가맹점을 하면 좋겠다는 겁니다 .

  8 시 반 출근해서 5 시 반이면 퇴근하고 연차를 이용해서 짧지만 여행다니기 좋고 올해는 승진할 예정이니 한 번 입사하면 뼈를 묻는 세대인 우리 부부가 생각할 때는 일하는 것에 비해 연봉이 적고 정이 안가는 회사를 나오고 싶어하는 아들과는 생각이 많이 다르죠.


아들은 정없는 회사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적게 벌어도 즐겁게 일을 하고 싶고 몸이 힘들어도 돈을 힘든만큼 댓가가 있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입장입니다.

우리 부부는 여행좋아하는 아들이 10프로의 항공료내고 해외 자주 다녀오지 않느냐, 이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너를 부러워한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회사에서 짤리는 일은 없는 분위기, 더 좋은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다 그만두고 싶어한다 등등의 얘기를 하면서 아들이 다시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부부뿐 아니라 늘 아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는 녀석이다, 옹골찬 녀석이다 라고 인정해주시는 많은 친척들도 한마음으로 퇴사는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다방면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많이 교류를 하다 보니  더 쉽게 퇴사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두려면 젊을 때 그만두고 시작을 하는 게 더 낫다라는 생각도 한 몫하고 있구요.
솔직히 가맹점을 낸다는 보장도 없고 그 가게는 잘된다 하더라도 아들이 낸 가게가 잘 된 보장도 없을 뿐더러 이런 불황기에 멀쩡한 정규직 그만 두고 90프로는 망한다는 요식업계에 다들 말리는 동업까지....
하 참 걱정입니다.

 일을 하면 성실하게 열심히 할 성향인 것은 분명하나 열심히 일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고민고민하다가 회원님들에게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우리 부부만의 생각만으로 아들과 대화하기 보다는 다른 길을 걷고 계시는 경험많은 분들의 생각을 들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 청년의 선택이 좀 더 신중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회원님들의 자녀분들이라면 어떤 조언을 해주실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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