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이50에 별명이 "팽이"가 됬어요.

호텔에 갔는데 방안에 디자인이 예쁜 의자가 있더라구요.
책상앞에 있었는데, 의자 다리가 똑바로 내려가는게 아니라 사선으로 옆으로 뻗쳐진..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고, 디자이너 제품이지 싶게 아름다왔지만
발에 걸려 넘어지기 딱 좋겠네, 조심해야지.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어쩌다 지나가다가
말 그대로 발이 걸려 넘어졌어요.
제가 넘어지면서 머리가 무거우니까 고꾸라지듯 넘어지면서 안넘어지려고 용을 쓰다가 오히려 무릎이 풀리며 한번 더 굴러가서 넘어지는…. 바닥이 미끄러워 그랬다고 나름 핑계를 댔지만 그야말로 세번은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남편이 너무 놀래서 사색이 되서는 괜찮냐고 하더니
멀쩡한 걸 보더니 조심하지, 잔소리를 해대고

작년 연말 그 일 이후 저를 “팽이”라고 부릅니다.
데굴데굴 혼자 잘도 돌더라며.

팽이여사, 커피 한잔 주지
우리 팽이 밥 먹었었어?
팽이는 오늘 몇시에 잘꺼야?
팽이, 혼자서도 잘 노는 우리집 팽이, 찌개가 좀 짜다...

애들은 뭔지도 모르고 아빠 왜케 다정하냐며…
예쁜 별명이라고

아놔

호텔 체크아웃하면서 직원에게 남편이 의자에 우리 와이프가 걸려 넘어졌었다며, 아무래도 다른 손님들도 위험하지 않겠냐고, 자기가 보기엔 그렇다고 점잖게 얘길 했었는데 (옆에서 얼굴 화끈화끈)
오늘 총지배인이 이메일을 보냈는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의자를 바꿨다고
바꾼 의자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냈더라구요.

- 우리 팽이, 한몸 희생해서 여러명 구했네, 잘했어. 앞으로 그렇게 또 구를 일은 없을꺼야.-
카톡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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