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외동인 자식이 크니 드는 걱정

어릴 때는 애 하나라 키우기가 수월했는데 이제 다 크고 보니 또 다른 생각이 들어요.
자식이 지금 현재 우리와 떨어져서 살고 있는데 혼자 일만 하면서 타지에 산지 몇 년 됐어요.
돈은 많이 버는 편이라 풍족한데 운동 가는 거 외에 자기 꾸미는 거나
돈드는 취미도 없고 우리가 보기에 좀 건조하게 살아요. 
재택근무일 때도 많아서 더더욱 치장하는 것도 없고 구멍난 캐시미어 셔츠도
그냥 입고도 아무렇지 않아하고 사준대도 관심 없다는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안 좋고 걱정되지만 이제는 다 커서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그냥 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
안타깝고 무력감이 심하게 들어요. 
앞으로 우리 부부가 없어지면 저 애는 이 세상에 가까운 가족으로는 아무도 없고 혼자인 셈인데
비혼으로 마음 굳혀서 지금처럼 살다가 좋은 친구 있으면 각자 자기 집, 자기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좋은 사이로 그렇게 살겠다는데 그 말을 들으니 그게 얼마나 가능할까 싶고
왜 남들 다 가는 쉬운 길을 가지 저런 생각을 하는지 마음이 아픈 거에요.

좋은 친구 있으면 각자 자기의 집, 자기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생의 파트너로 그렇게 살겠다는데 그건 자기 생각이지
서로 생각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모두 어느 시점에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건데
돈도 있고 능력도 있고 빠질 게 아무 것도 없는 애가 저렇게 밖에 살 생각을 안하니
우리가 어떤 인연을 아이에게 만들어 줄 수도 없고 원하지도 않고 그게 먹힐 아이도 전혀 아닌 걸 아니까
너무 마음이 무거워요.
그런 관계가 가능한 사람을 과연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부모보다 더한 애정의
관계라고 해도 어느 순간에는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구속을 서로가 하고 제도 속에서 
보호도 받는 건데 그게 아니라 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어쩌면 우리가 없어지고 나서도
여전히 그런 사람을 못 만날 수도 아니면 상대의 변심에 이별을 겪어야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인간의 몸을 갖고 살면서 제일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몸 아픈 거, 돈 없는 거랑 누군가와 이별하는 거였거든요. 
그런게 싫어서 다들 결혼도 하고 이별하지 않기 위해 종신으로 계약도 맺는데
아이가 추구하는 사람은 그런게 아니니 안타깝고
모난 성격은 아니라서 친구는 있지만 이 세상에 부모 밖에 아무도 없는 채로 우리가 없어지면
이 세상에 혼자 있을 아이 생각을 하니 왜 예전에 내집 남의 집 할 거 없이 부모님들이 그렇게
자식들 결혼시킬려고 애를 쓰셨는지 이제야 알 것도 같아요. 
제 세대 때는 부모의 말은 그저 들어야 하는 큰 무게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렇지도 않으니 그저
속만 태울 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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