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금쪽이 거식증 아이편 보고 드는 생각.

저는 그 엄마가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먼저 들었고
아이 눈치보는 모습도
저 상황에...아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지경인데
눈치를 안볼수가 없다는 생각 들었어요.
엄마도 너무 불안할거에요.

저도 아이가 1000명 중 5위 안에 들 것 같은 정도로 예민했어요
아기띠, 유모차 모두 거부하고
무조건 맨 손으로 안아야 하고
잘 때도 계속 2시간 정도 그렇게 안고 흔들어줘야 해서
남편 어깨가 그 때 나갔어요. 

선택적 함묵증
(엄마 아빠 어린이집 사람 외에 매주 보는 조부모와도 절대 얘기안함)
분리불안
독, 세균, 재난, 납치, 유괴에 대한 불안도 있었고요
감정 표현하는 것도 극도로 싫어해서
신체화 증상이 있어서
눈 뜨면 머리아파 배아파로 하루를 시작해서
밖에 나가면 화장실 수도 없이 가고요.
고속도로 타자마자 내려온 적이 몇 번인지.
밖에 나가서 물을 한 방울도 안먹고
도시락을 싸줘도 상한 것 같다며 한 톨도 안먹고 오고..

극도의 낯가림으로 절대 외부인과 눈도 안마주치는데
병원은 거부 안하겠냐고요. 
심리치료, 병원 다 가봤어요.
너무 힘들어서 심리검사 한 번 받게 하려다가
아이가 한 달 동안 방에 들어가서 안나와서
아이 잃는 줄 알정도였어요.
자기 마음을 돈주고 캐려고 한다더군요 저보고.

그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없던 불안도 생기더라고요.
불안과 불안이 만나서 불안의 눈덩이가 엄청나게 커져요.
거기에 죽을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니
아이 눈치 보지 않을 수 없게 돼요. 

아이 머리는 좋다고 나오고 공부도 잘했고요.
어릴 때 받은 검사로는 아스퍼거쪽 성햐이라 하더라고요.
멘탈이 불안정적이어서 그런지 좋은 머리 다 못쓰더라고요.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완벽하지 못할바엔 안하고요.
노력했는데 결과 안좋아서 쪽팔리느니
노력안하고 결과 죽쒔을 때 뭐,내가 안했으니깐..이러는걸 택해요.
깊은 관계 못 맺고
외로움은 점점 안으로 깊어지고요. 
첫 아이고, 저도 제가 줄 수 있는건 다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늘 제 사랑을 부족하다고 느끼는거 같아요.
아이 앞에선 저도 완벽하지 못할 뿐이에요.

저도 이 아이를 위해 목숨 내줄정도로 사랑하지만
아이와 있으면 맘이 편하지 않아요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가슴이 두근거리고요. 
아이 때문에 흘린 눈물이 얼마나 많고
죽고 싶은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다행히 지금 저는 아이와 관계가 좋습니다.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걸 믿으니까요. 힘들기는 해요.
매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해주고 엄마는 니 편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있으면 긴장돼요. 
우리 아이가 어릴 땐 소아정신과 가는거에 낙인감이 강했는데
그때부터 소아정신과에서 좋은 의사 만나서
하나하나 코칭 받았으면 좀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네요.
혼자서 육아책 보고, 자책하고, 울고불고 씨름을 얼마나 했던지

금쪽이 엄마가 너무 허용적이라고 하는데요
아마 지금까지 쉽지 않았을 거에요.
오은영 박사 같은 사람이 어릴때부터 딱 붙어서 코칭해주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 가족 전체가 많이 안쓰러웠습니다.
건강이 잘 회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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