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했다가 남편분이 영 아니다 싶어서 1년만에 이혼했습니다.
도무지 자녀를 낳고 살 수 있는 사이즈며 계산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 이후로 10년 간 아등바등하며 생활했습니다.
그래봐야 제자리걸음.. 생활비 벌어 그 달 쓰고, 또 메꾸는 삶.
어느 덧 40입니다.
남은 것은 노후준비 뿐입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습니다.
지금 이 페이스대로 가다가는 1년에 1,000만원씩 모아봐야 20년 남짓 2억 정도 모으면 많이 모으는 걸까요?
그러면 그 때 가서 서울 변두리 아파트 하나 장만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다 신기루 같습니다.
꿈 많던 대학시절,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많았는데 이게 다 돈이 더라구요.
결혼도 결국 집안끼리 하는 거래이고요.
허망합니다.
남은 20년 이상을 노후 집 한 채 살까말까 하는 기대로 살아가기엔
인생이란 게 한 편의 아주아주 커다란 농담같습니다.
물론 제가 어떤 마음을 먹고, 어떻게 살아가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지겠지만요.
주변에서 10억씩 넘는 아파트 물려받는 것을 보면 '아 내가 하는 게 결과가 정해진 게임이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에밀리 인 패리스3 보면서 <노후>라고 82쿡 검색 창에 검색하며 뜨는 글들 읽으니,
뭔가 묘하게 현실자각타임이 오네요. 한 번 사는 인생 저런 영화처럼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더 늙어서는 후회 하지 않도록 그 동안 82쿡으로 열심히 가상 미래 공부 해두었습니다.
좋은 점이라고는 홀가분한 것 하나네요...
40살 된 흙수저 이혼녀의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2023은 참으로 시시합니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