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빠가 생각나는 밤.. 마음에 와닿는 이 글..


흰 쌀밥에 가재미얹어 한술뜨고 보니 낮부터 잠이 온다.
이 잠을 몇번 더 자야지만 나는 노인이 되는걸까.

나는 잠이들며 생각한다.
다시 눈을뜨면 다 키워논 새끼들이랑 손주들도 있었으면 좋겠다.
수고스러운 젊음일랑 끝이나고 정갈하게 늙는일만 남았으면 좋겠다.

그날의 계절은 겨울이였으면 좋겠다.
하얀눈이 펑펑 내려 온통을 가리우면 나는 그리움도 없는 노인의 걸음으로 새벽 미사에 갈 것이다.

젊은날 뛰어다니던 그 성당 문턱을 지나 여느날과 같은 용서를 빌고
늙은 아침을 향해 걸어 나올 때 그날의 계절은 마침 여름이였으면 좋겠다.
청명한 푸르름에 서러운 세월을 숨기우고 나는 그리움도 없는 노인의 걸음으로 바삭한 발걸음을 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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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홍진경이 싸이월드에 쓴 글이었지요
그때는 참 글을 잘쓰네 , 하고 무심코 넘어갔는데
얼마전 허망하게 아빠를 보내고 난후 다시 읽은 이 글이 저는 참 많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만날수 있을지 없을지 알수없는채로
아빠 없이 보내야할 수십년의 세월이 참으로 무겁게 다가오는 밤이네요..
눈을 뜨고 일어나면 그냥 그리움도 옅어져있는… 그런 노인이 되어있음
좋겠다…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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