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행동이 관계마다 다르게 나오네요.

대학생 첫째가 자기 계획을 자주 말해요.
거의 안 지켜요.
엄마한테 얘기하듯이 친구나 주변에는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했어요. 실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쉬우니.

그런데 제가 그랬네요.
친하게 지내는 직장동료가 있는데 제가 그 동료한테
그런 말을 많이 했던 거예요. 그걸 인지조차 못했는데...
제가 얼마 전 점심 먹으면서 또,
나는 이제 밀가루 음식 안먹기로 했다고 했어요.
오후에 누가 수제 쿠키를 사왔다길래 다같이 먹는 와중에
저도 맛있게 1개 먹고 2개째 먹는데
아차! 나 밀가루 안 먹기로 했지..
근데 그 동료가 그러는 거예요.
나는 내 계획 같은 거 잘 얘기 못하겠던데..
중간에 관두게 될까봐...
그때 제가 이 동료한테 무수히 말했던 소소한 결심들이
스쳐지나갔어요.
이제 커피 안먹을래, 커피가 사람을 예민하게 하는 거 같아.
주식 공부 좀 해야겠어.
저녁에 이런 강좌 들어봐야겠어..
하지만 하나 같이 다 흐지부지.
뭔가 부끄럽고 충격이에요.

또하나 예.
어떤 사람은 제게 부탁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뚜렷하게 표현을 안해요.
그래서 제가 내가 할까? 하면 고맙다고 해요.
이게 반복이 되니 좀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거예요

직장동료 중에 제가 좀 어려워 하는 사람이 있어요.
제 부탁을 들어줄 사람인데 제가 먼저 부탁을 안하게 돼요.
내 상황을 알렸으니 알아서 해주면 고맙고
안 해주면 할 수 없고... 그런 마음이거든요.
문득 이 사람도 내가 답답하고 짜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서
내게 부탁을 못하고 내 처분만 기다린 그 사람은
내가 어려운 거였구나..

모든 관계, 모든 상황에서 나이스하게 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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