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세상은 넓고 김거니는 많다.

어찌 인간이 이러냐
https://v.daum.net/v/20230102151105257

대우산업개발의 대표이사였던 한재준씨는 과거 대원외고와 미국 UCLA에서 학위를 따고 코카콜라 브랜드 매니저와 맥킨지 수석 컨설턴트라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는 시사저널의 의혹 제기에 ‘코카콜라 홍콩 법인’ ‘맥킨지 이탈리아 법인’에서 일했다고 해명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한씨와 과거 부부 관계였던 A씨의 등장으로 그의 거짓말은 더이상 통할 수 없게 됐다.

한씨의 거짓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와 과거 5년여의 법적 부부였던 A씨에 따르면, 한씨는 과거 사소한 사실부터 거짓말을 반복했다. 한씨와 3년 가량 연애 끝에 결혼했던 A씨는 결혼 이후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외대 4학년이라고 접근했던 한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재력가 행세를 했던 한씨의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했고, 한씨의 어머니는 공장에 다니고 있었다.


과거에도 한씨는 진실이 드러날 듯 하면 사라졌고, 또 다른 곳에서 거짓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했다. A씨에 따르면, 한씨는 결혼 이후 날조된 이력으로 회사에 취업했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학력이나 경력이 거짓으로 드러날 듯하면 관두고 다른 회사로 옮겨다녔다. 이혼 과정에서도 아파트라도 지켜야 한다며 위장 이혼을 제안한 뒤 5년을 함께 했던 부인에게 ‘빚덩이’만 남긴 채 사라졌다. 거짓말로 점철된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진실이었던 셈이다. A씨는 “지금 빨리 수사를 하지 않으면 또다시 잠적해 어딘가에서 거짓말로 새 인생을 만들어 피해자를 만들 것”이라며 “왜 구속 수사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혼 과정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회사를 전전하던 한씨는 2001년 10월 주변인들로부터 돈을 끌어모아 ‘머큐리머천다이징’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회사는 10개월 만에 부도가 났다. 이후 한씨는 부인 명의의 아파트라도 지키자며 “서류상으로 이혼하자”고 제안했다. 이혼 이후 채권자와 경찰의 눈을 피해 몰래 집에 왔던 그는 “고시원에 나가 숨어있겠다”고 하더니 영원히 숨어버렸다. 그가 사라지자 A씨에게는 아파트 대출, A씨 명의의 인감증명서를 몰래 사용해 남겨진 빚덩이뿐이었다.

“1994년 11월 쯤, 대학교 3학년이었던 제가 지인으로부터 한씨를 소개 받았다. 처음에는 한국외대 4학년이라고 소개를 했다가 자꾸 의심스러워서 추궁을 하니 나중엔 거짓이었다고 스스로 실토했다. 서울 중곡동의 작은 빌라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건물이 자신의 것이고 세입자 관리를 위해 살고 있다고 했었다. 역시나 거짓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 여겼다. 근데 결혼 할 때 집을 덜컥 계약해놓고 잔금을 치르지 못해 우리 부모님(처가)께서 급하게 해결해주기도 했다. 거짓말이 드러난 뒤에도 너무 당당하게 거짓말을 해 주변 사람들이 또 속곤 했다.”

결혼 이후에 한씨는 무슨 일을 했나.

“한 회사에 오래 있지 못하고 몇 개월 단위로 옮겨 다녔다. 이력서 위조를 제 앞에서 대놓고 하기도 했다. 아마 그 거짓말이 드러날 것 같으면 관두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모든 사고는 돈으로 점철돼있는 것 같았다. 어느 시점인지 정확히 기억을 안나지만 ‘돈뭉치’를 저에게 갖다 주기도 했는데, 그러고 며칠 뒤에 회사를 관뒀다. 이때에도 뭔가 석연치 않았다.”

“아니다. 나중에 자신이 회사를 차렸다. 아파트 담보대출을 한도 상한선까지 받아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뚜렷한 매출 없이 이해할 수 없는 부동산 관련 일을 벌이다 회사가 어려워져서 폐업하게 됐다. 그마저도 분양 사기 비슷한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있다가 다 망하겠다 생각하니까 제 명의의 아파트라도 살리자면서 서류상 이혼을 하자고 했다. 이후엔 새벽에 몰래 들어와 옷가지들만 챙겨 나갔다. 그러고도 경찰과 채권자들이 찾아오자 ‘고시원에 나가 살겠다’고 한 뒤 사라졌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파트 담보대출만 갚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몇 년 뒤에 제 인감증명서를 몰래 가져가 보증을 섰던 빚더미까지 저한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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