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그냥 자식 푸념이요

최선을 다해 잘키우고 싶었는데 폭삭 망했어요.
인성도 공부도 다 망했네요.

어릴때부터 영 조짐이 좋진 않더라구요.
사람은 부모나 친구를 관찰하면서 배우는거고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고 또 실패하면 방법을 바꾸고 수정하고 보완해서 다시 시도해보고 이러는 과정을 순환해야 하는데 꽉 막힌 느낌?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지라 친구도 없고 해서
저도 같은 내향인인지라 비법을 공유했거든요.
일단은 인생의 진리는 노력없이 얻어지는 건 없다는 거
그게 꼭 엄청난 노력을 하라는 건 아니고
친구가 필요하면 먼저 관심도 보여주고 좋은게 있음
나눠주기도 하고 말도 시키고 해야 한다는거요
내향인에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자
이랬는데
내가 왜?굳이 왜?난 싫은데? 이런 모드

그리고 자기도 의사도 되고 싶고 판사도 되고 싶지만
그걸 위해 꾹 참고 공부하긴 싫대요. 누가 그냥 시켜주면 한대요.
내가 왜? 굳이?고생스럽게?
초딩일때 벌써 이런 소리를 하대요.
초딩때도 공부 별로 안해놓고 참..

이런 마인드인 애가 성실할리 없잖아요. 불성실극치
뭘하든 지저분하고 엉망진창이고 정신사납고 느리고
이걸 커버치느라 진짜 힘들었거든요. 언젠간 철들겠지하고
공부에만 불성실한거 아니고 모든게 다요.

근데 오히려 권력화하더군요.
엄마는 노는데 나만 억울해 이런식..
햐아 근데 제가 우리 아이보다 자이스토리도 더 잘풀고요.
애 초딩때까지 과외알바하느라 집에서 맨날 수학과학문제푸는
모습 많이 보여줬구요.

암튼 너무 공부를 싫어하니 달래느라 하루에 열 문제,스무문제라도 꼼꼼하게 해보자
솔직히 하루에 열문제풀어 대학못가지만요. 고등학생이요.
학원도 안다니구요.다니기 싫어해서..
근데 이것도 싫었나봐요. 유세가 말도 못하구요.
그러다 제가 현타와서 그것도 놓았더니 고2에 그 어떤 과목도 한문제도
공부안하더군요.
그래서 학기끝난김에 교재 싹 버렸어요.새거로요.
예비고3인데 우리집엔 공부가능한 교재가 한권도 없습니다.

아 그간 adhd약 먹은거 그게 엄마뜻대로 한건데 그걸로도 미친유세부리길래 그냥 그것도 관뒀어요.

이정도까지 극단적인 자식둔 집 있을까요?
제 주변에는 없거든요. 너무 기가 막힙니다.
저도 저런 인생관으로 저러고 사는 사람 주변에 본 적이 없어요.
전 뭘해도 꼼꼼하게 남들보단 잘하는 편이라 자식양육도 잘할 줄 알았어요.ㅠㅠ

다른거 시켜보라는 말씀은 말아주세요. 저도 이미 수없이 권유했었고
근데 저 아이 마인드는 걍 최대한 편하게 놀고 먹는다입니다.

저는 이제 완전히 포기했어요. 그치만 우울하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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