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물건에 대한 태도가

물건에 대한 태도가
사람이나 인생에 대한 태도와 같다고...그러는 말 여러 번 들었고
저도 동의해요

전 잘 버려요
이게 내 인생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고 무가치하다 싶으면
버리지 않고 못견디겠어요.
내가 버렸는데 가족이 다시 주워오면 그렇게 화가 나기까지 해요.
전 과거를 잘 정리하는 편이에요.
의미와 해석을 해내는데 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잘 버려요. 
사람에 대한, 과거에 대한 원망도 별로 없어요. 
나에겐 또 새로운 일들이 남아있고,
있는 것, 있는 재능, 주위에 있는 사람들만 잘 관리해도 남는 인생이라고 생각.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도 어느 선까지 최선을 다해지만
딱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속 끓다가
어느 지점에 가면 뭔가 해석이 되고 깨달음이 오면서
 싸악~ 정리가 되고 마음을 놓게돼요.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초연해지죠. 
밉지도 좋지도 않은 진공상태.

반면에 남편은 못버려요
뭐 하나 버릴 때도 이거 언젠가 쓸 데 있을텐데...하면서
30년전 입던 빳빳한 코트도 언젠가 입는다며 못버려요
내가 좋아하던 건데, 언제 썼던 건데 하며 의미 부여하고요. 
버리고 나서도 괜히 버렸다고 엄청 아쉬워하고요.
남편은 과거 집착 끝판왕이에요.
원망하고 자책하고요......그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절대로 변하지 않는 과거 때문에 현재의 시간도 암울하기도 하죠.
남편은 사람에 대해서도 아주 신중신중...거의 곁에 누굴 두지 않지만
맘을 둔 사람은 끝까지 충성해요.
남편은 신중하고 꼼꼼하고
냉장고 속 짜투리 야채까지 야무지게 씁니다.
저는 그 반대고요.

참 신기해요.
내 과거, 내 기질, 내 욕구가 빚은 내 안의 신념체계가
내가 사람을 대하고 물건을 대하는 태도를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하니...
물론 뼈를 깍는 노력을 하면 일부 고쳐지기도 하지만 좀 어렵......

암튼, 이사가려고 정리하니
정말 내 인생에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는게 70%구나 싶어서
와,,,가볍게 살자 가볍게....다짐하지만
또 욕망에 점철되어 채우고 무겁게 가겠죠. 
심플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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