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친정부모님, 80대 이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친정이 가난해요. 
친정부모님은 70대 이시고 
어머니는 노점상 일하시고, 아버지는 2번에 걸친 심장수술 이후 노동을 하기 어려운 몸상태라서 어머니의 노점상 일 보조하세요. 
그렇게 번 돈은 두 분의 최저생계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작년에 갑상선암 수술하셨고, 70대 노인들 대부분 그러하듯 여기저기 아프신 곳 많으신데
노점상하시면서 한겨울엔 완전 몸이 훅 가요. 
아버지도 매일 병원 다니시는게 주요일과이고요. 

저는 가난한 집의 장녀들 흔한 코스대로 
장학금으로 국립대 나와서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자리 골랐었고
빠듯한 월급으로 아이 키우며 아끼고 사는 정도예요. 

그런데 친정부모님 눈에는, 제가 제일 잘사는 딸인가봐요. 
밑의 남동생은 형편이 안좋거든요. 
그래서인지 중요한 일은 뭐든 제게 의논하려 하시고, 그 대화의 끝은 '돈'이죠... 

그동안 알게모르게 친정에 드렸던 돈들이 많았고 
그게 제 월급에 비하면 정말 무리해서, 저도 힘겹게 드린건데
친정부모님은 저는 그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자꾸 믿고 싶어 하세요ㅠ 
정말 저도 아이 공부시키고 하루하루 살기 빠듯한데... 
저의 현실을 살펴보려 하시지는 않고, 자꾸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맏딸로 여기시기만 해요. 

시집은 노후대책도 되어 있고 형편도 그럭저럭 평범해요. 
남편은 월급이 적고 성실한 남자이고, 돈계산에 빠르고 손해보는거 싫어하고 알뜰해서 돈 천원도 헛되게 안써요.   
이제 결혼 16년차쯤 되니 부부사이 무덤덤해지면서  
만약 자기 등골브레이크라고 생각되면 어쩌면 저를 손절(이혼) 할까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애틋한 마음도 사라지고 사실 아이 키우는 업무협력자 같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저와 남편의 월급이 같아서, 아이 키우며 먹고살려면 아마 같이 사는게 더 낫다고 계산하는것 같고요...  

아무튼 친정에 그동안 천 만원씩 여러 차례 전달해드렸는데요(토탈 1억 넘네요)

문제는 앞으로가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친정어머니는 제가 보험료 내드리는 보험이 있는데,
아버지는 보험도 없고(아예 아무런 보험이 없더라구요ㅠㅠㅠ)
두 분 다 국민연금이 안된대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국민연금 납부(?)하는걸 아예 안하셨다더라구요ㅠ 
정말 허름한 집이 있어서 그런지(그 집 구입할 때도 제가 50% 비용 부담했어요)
뭔가 동사무소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만한 수당? 수급자 지원? 아무것도 해당이 없다네요... 

지난 여름, 아버지가 발목을 다치셔서 수술을 했는데
병원비가 4백만원 정도 나왔어요. 실비보험이 있었다면 그 정도가 아니었을텐데..
그 병원비는 제가 납부했고요.
근데 앞으로 점점 더 연세들어가면서 아프실 일이 많을 것 같은데
그 때마다 이렇게 자식이 돈을 내드리기가, 솔직히 제 입장에선 너무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ㅠㅠ
저도 집 대출금에 아이한테 들어가는 돈에, 먹고 살려면.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 언제까지 노점상 일을 하실 수 없을거고 지금도 정말 힘겨워하시는데
집에 돈 나올 구멍은, 제가 봐도 저 밖에 없어요. 

남편과 아이, 저 이렇게 먹고 살기 딱 적당한 벌이로 
우리끼리만 사는건 괜찮은데 
앞으로 부모님 노후를 생각하면 정말 부담스럽고 답답하고 어찌해야할지 방법을 모르겠어요. 
남편보기에 미안하기도 하고요... 
목돈 들어갈 일들 생길때마다 대출받아서 도와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저도 곧 50이라 제가 퇴직할 때까지 그 대출금 다 갚아야 한단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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