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모님이 아이라고 느꼈을 때

웃기는 얘기에요

저희 아버지가 군것질을 좋아하세요
뭐든 비싼게 좋고, 좋은건 비싸잖아요
군것질거리도 예외가 없죠
근데 저희 아빠가 단간식을 좋아하신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나서 ㅎㅎㅎ
제 친구들이 집에 단거 뭐든 생기면 챙겨놨다
아버지 갖다드리라고
글구 저도 아빠 좋아하시니까 신경써서 사들이고 쟁이고
친구가 홈베이킹한거, 선물들어온거, 제가 사다드린거
뭐든 집에 흔전만전이었어요

과식은 안하시구요
하루에 두 번 점심 저녁후 어중간한 시간에 티타임
손바닥만한 접시에 한두개 놓고 드시는거에요

빵꾸똥꾸 생각하시면 돼요
이거 다 내꺼 ........ 라고 욕심을 부려도
다 드시라고 누가 손 대는 사람도 없고 그랬는데

어느 해 겨울에 
강릉한과 한박스가 생겼어요
손바닥만한 과즐이 라면박스크기 상자에 하나 가득 들었는데
저도 먹어봤는데 꽤 맛있더라구요
커피랑 먹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는 기분 좋은 단맛이에요

근데 
고모들하고 작은 아버지들이 어느날 놀러오셨는데
형제들이라 다 식성이 비슷하심
술담배 안하고 디저트 좋아하심
제사지낼때도 어른들이 약과랑 한과 곶감 먼저 드시는 그런 ㅋㅋㅋ

목판에 한과를 수북이 담아 내갔는데
다들 말도 안하고 한과만 드심
아버지 얼굴 뾰족해지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은 알아봄 ... 아버지 삐지는데 ... 왜지?)

솔직한 큰고모가 침묵을 깨고 솔직히 말함
얘 이거 너무 맛있다. 어디서 샀니?
작은아버지들 한마디씩 거드심
그래 ... 음 ...

집안 분위기가
십억은 사이좋게 나눠갖지만
제사상에 올라온 곶감은 내가 하나 더 먹어야 하는 그런 집안인지라 ...

집에갈때 조금씩 싸드렸는데
아빠가 말 안하고 방에 들어가서 안나오시는데
엄마가 방에 들어가서 뭐라고 뭐라고 물어보시더니

한과 때문이라고 ...

선물 들어온거였는데
당장 박스 연락처 보고 인터넷 검색해서 주문하고
고모들 작은아버지댁에도 한박스씩 보내드렸어요

연세가 80가까이 되셔도
과자때문에 맘 상하는게 노인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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