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말 그대로 ‘울면서 웃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잊지못할 경험이 있어요 
그야말로 웃음이 터져나와 멈출 수가 없어 깔깔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 줄줄 흘리며 울었던…


아이 낳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의 일이예요 
분만 도중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하고 회복실로 돌아와 지내며 아이 젖도 물리고 친절하기 그지없는 간호사님 덕분에 여왕대접 받으며 집에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즈음
저를 잘 웃기고 그걸 좋아하던 저라는 걸 잘 아는 남편이 고생한 저를 웃겨서 기분좋게 해줘야겠다는 깊은 배려로 웃긴 얘기를 했어요 
남편이 유머감각이 좀 뛰어나서 평소 과묵한 편인데 한번씩 한마디 툭 던지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뒤로 넘어가는 스타일
평소 스타일대로 남편은 한마디 툭 던졌고 저와 옆에 있던 간호사는 뻥 터져서 웃기 시작했는데 저는 간호사 터지는거 보고 더 터지고..
문제는 제왕절개 후 스테플러(벌써 25년전 얘기 ;;) 박아놓은 자리도 하나씩 터지고…
저는 계속 웃으니 배에 힘이 들어가고 꿰멘 자리는 뻘겋게 벌어지고 간호사는 놀래서 그만 웃으라고 하는데 그게 안되는 저는 아파서 울면서 계속 웃고..
결국 세군데 터져서 다시 꿰멨어요 ㅠㅠ



다른 하나는 책 이야기예요 
제목이   Absolutely true diary of a Part-time Indian  이고 셔먼 알렉시라는 작가가 썼어요 
유명한 상도 많이 받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한동안 미국 교실에 지정도서로 깔려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누구나 읽는 책 중 하나였는데 몇몇 동네에서는 표현이나 단어들 수위 때문에 너무 어린 아이들의 권장도서에서 빠져있기도 해요 
한국에는 ‘어느 파트 타임 인디언의 진짜 일기’ 또는 ‘짝퉁 인디언의 생짜 일기’라는 제목으로 나와있더라고요 
열악하기로 소문난 미국 내 인디언 보호구역에 주류 세상과 구별되어 살면서 온갖 밑바닥 모습을 보고 자란 인디언 소년이 세상 밖, 백인들만 있는 학교로 전학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성장기예요 
작가가 인디언이기도 해서 이야기가 굉장히 사실적이고 인디언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내용들이 더 와닿고 현실적이예요 
표현력도 뛰어나 그 사람이 쓴 시들도 참 아름답고 좋습니다 
이 책은 영어도 수준이 높지 않고 어려운 단어들도 별로 없는데다 책이 얇기까지 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예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말그대로 배잡고 깔깔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 줄줄 흘리며 울었어요 
너무 재미있고 짧은 이야기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소년의 시선에서 본 세상이 유쾌하기 그지 없고 유머가 뛰어난데 그 속에 가슴을 찌르는 아픔이 그대로 묻어있어서 빵 터지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울다보면 또 빵 터지고.. 반복


연말연시가 다 들어있는 주말이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따뜻하게 책 한권 끼고 보내는 것도 좋을듯 해요 
82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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