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들 여럿이지만 사별 이민등으로 저만 남아있었고요. 그냥 가서 제 가족이 먹으니까 음식도 해가지고 가고 가서도 하고 그래서 당일에 시댁 가족들 먹이고 집에 왔어요 그런데 사별하신 아주버님이 재혼을 하신거에요. 저보다 많이 어린사람과요.
그런데 그 어린 형님이 시댁 부엌에는 안들어가는가봐요. 코로나때문에 저희가 이년정도 명절에 당일엔 못다고 따로 가서 얼른 뵙고 오고 그랬고 그땐 대가족이 모일일이 없어 몰랐는데요. 제가 없을땐 항시 어머님이 아주버님 가족과 외식을 한다던가 하고 집에 오셨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저는 이십년을 한번도 명절이 어머님과 외식한적 없었고 제가 음식을 해야 했어요. 시켜먹는것도 안된다고 다 맛없다고 하셔서 그냥 맞춰드린거죠.
뭐 아이들 크기 전엔 매달 내려가 뵜지만 아이들 고등학교부터는 명절에나 보고 일년에 저랑은 두어번 보는 정도였으니까요. 남편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그냥 참으면 되는거니까요.
그런데 새 형님이 온다음엔 좀 이상한거에요.
어머님이 저더러 음식을 하라고 시키고 상을 다 봐놓으면 새형님이 와서 수고하셨다고 하고 먹고 그냥 가요. 설거지도 음식도 다 제 차지가 된거죠.
예전에 형님이 없을따 혼자 다 한거랑은 좀 달라요.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지난번 추석땐 그냥 차막힌다고 애들 아빠에게 당일에 가서 뵙자고 그랬어요. 그러고 아주버님께는 내려간다는 말을 안했고요. 어머님께도 두루뭉실 명절 다음날이나 간다고 해놓고 당일에 그냥갔어요.
그랬더니 어머님과는 그 전날 식사를 밖에서 하고 당일엔 처가를 갔다고 그러더라구요.
저희가 내려간 시간이 점심때고 갈비를 사가지고 가서 같이 먹고 저녁은 저도 사먹자고 했어요.
그냥 명절 당일 문연데도 없을건데도 막 나가자고 해서 사먹었는데 어머님이 맛탱이도 없다 집에서 해서 먹지 사먹는다고 그러셔도 그냥 무시했어요.
근데 이번은 설이잖아요.
설은 그래도 서로 세배도 하고 다 해야하는거 아닌가 해서...
그럼 당일에 제가 또 떡국 다 끓여놓으면 곱게 차려입은 형님이 와서 수고했다고 하고 먹고 그냥 갈거를 생각하면 짜증이 나는거에요 ㅜㅜ
여자끼리 그러면 안되는거 알죠. 저도.
그래요. 나는 일해도 일을 거부하는 그녀가 나쁜건 아니지만 어쨌든 설날 아침에 밥을 사먹을 수도 없고요.
저는 일을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잖아요.
제가 그 새 형님이 일하기를 원하는건 아니고요.
그냥 그런 불공평한 상황이 싫은거에요.
저는 어짜피 가족을 위해 밥을 하는 입장이지만 이제는 제가 완전히 하녀같이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ㅜㅜ
아주버님은 재력가고 솔직히 저희집은 그냥 평범한 대기업외벌이고요.
못버는건 아니지만 아주버님이 늘 니 월급이 얼마냐고 묻고 공공연히 조카들에게 니들 공대 가면 니 작은아버지꼴 난다 이래서 조카들도 그냥 회사원되면 큰일나는줄 알고 보는 눈빛도 그래요. 사람 무시하고 멸시하는 느낌. 그래도 세뱃돈은 그집이 주는 만큼 똑같이 줬는데도 우리는 못산다 이렇게 생각하는거에요.
그래서 명절때면 그문제로 너무 많이 싸웠구요.
그러다보니 지금 제 마음의 속엔 열등의식도 있고 여러가지 감정이 있는거에요.
제가 그냥 밥을 하는거뿐인데 제 마음이 복잡한거죠.
이번 설때도 그냥 당일에 말 하지 말고 내려갈것인가 아니면 가서 그냥 겉으로나마 화기애애하게 아주버님 가족엑 떡국 끓여드리고 서로 세배하고 그럴것인가.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