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둥이가 고양이 별로 갔어요

지난13일 둥이 강제급여 글 올렸던 집사예요
식욕촉진제도 항생제도 모두 효과가 안나타났어요  
그 후 몇 일 더 힘겹게 급여하다가 급기야 먹여도 삼키지 못하고
다 토해내더라구요 그래서 6일전부터 중단했어요
떠날 시간이 임박한 걸 알겠더라구요 
스스로 음수는 하더니 3일전부턴 물도 안 먹더라구요 
자꾸만 구석진 자리만 찾아다니는 모습이 보여서
마음이 불안하던데 어젯밤엔 부쩍 상태가 약해지고 몸을 떨더라구요
많이 쓰다듬고 사랑한다고 말해줬어요
그 와중에도 배를 내밀고 이쁜 짓을 했어요
오늘 아침 눈을 떴는데 제 옆에 있길래 뽀뽀해주고 
쓰다듬어 주니 한 쪽 발을 제 뺨에 대고 약하지만
꾹꾹이를 해 주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애정의 표현을 해 주는듯...
펑펑 울었어요
자취하는 두 딸이 12시에 집에 와서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 같으니
작별 인사를 하라 했어요 
그리고 나서도 계속 상태를 봤어요 힘없이 자는 모습을 봤는데
가족 다 같이 오후3시쯤 치킨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가보니 그 1-20분 사이에 호흡이 멈췄더라구요
자는 듯 편안히 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자다가 조용히 숨이 멎었네요 
하지만 마지막 가는 순간을
함께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해서 하염없이 울었네요
12년동안 제가 힘들때 제 곁에서 위로와 기쁨을 한없이 주고 간
착하고 귀여운 사랑둥이 흰둥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준 반려묘예요
길냥이 아빠를 닮아 태생은 겁많고 사람을 경계했었던 둥이가
이쁨 많이 받으면서 애교쟁이로 변해서
만져달라고 배를 내주고 골골송과 꾹꾹이 3종세트로 
한껏 귀여운 짓을 해서 고단한 제 삶에 기쁨과 위안이 되어줬어요
지난 5주동안 점점 말라가고 급기야 걷기도 힘들어 비틀거리다
주저앉으면서도 끝까지
화장실에 가서 소변보고 나오는거예요
이별은 너무 슬프고 아쉽지만
12년동안 아픈 적 없이 잘 지내다가 간 것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준 것도 감사하고
통증으로 고통받지 않고 자연사한 것도 너무 감사해요
떠나간 날 잊지 않게 예수님이 오신 성탄절에 우리 둥이는 떠났네요
가족 모두 모인 날에 작별 인사하고
다같이 슬픔을 나누고 애도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하지만
집안 구석구석 남아있는 둥이의 모습이 떠오를때마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볼때마다
많이 그리워하고 울 거 같아요
사랑해 둥이야 
그동안 너로 인해 정말 행복했어
비록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엄마의 가슴속에 넌 언제나 살아있을거야
나에게 와 줘서 정말 고마왔어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렴 
꿈 속에서라도 널 만나서 쓰다듬어 
줄 수 있기를 기도할께
사랑해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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