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요새 행복하네요

객관적 삶의 지표가 나아진 건 없고요
오히려 대출 금리 올라 완전 허덕대고 
애들 돈 억수 들어가고
경제적으로는 힘들어요
큰 애 고3인데 입시 결과 지못미이고
작은 애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 어려움 등...
내가 하고 있는 일도 지지부진 하고,
남편은 갱년기로 매우 우울해하고 등등...

그런데도 왜 마음이 무겁지 않고
심지어 종종 콧노래 나오고 좋을까? 
생각하니

제가 내 자신에게 친절해진 것, 스스로를 격려하고 사는 것.
그 부분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일 하던거 잘 안되면
나는 바보구나, 잘하는게 없어 하며서 자책하던 것에서
이제는 
정말 최선을 다한 나를 알아주고
이번에 배움을 가져가서 담엔 더 발전할 수 있을것 같다고 해주고
남의 인정에 목말라 하는 대신
인정에 목마른 나를 그럴만 하다고 위로해주고,
그래도 혼자 잘 살아보자고 격려해주고요. 

지인이 내게 까칠하게 대했을 때
참지만 않고 조용히 이야기했어요. 
혼자 끙끙 앓는게 부당해서 그의 몫을 떼어서 그에게 던져주었어요.
니가 나에게 이러는거 나 불편하고 당황스럽다.
그러고 그 사람을 멀리의 거리에 위치시키고
나에게 좋은 사람을 더 가까이 하고요. 

가정에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데
남편한테 죽을 때 그 1,2억 더 있다고 더 잘산것 같다고 할 것 같냐
우리 그냥 이 제한된 환경에서 서로 더 사랑하고
애들 아껴주고 행복하게 살자
주변 사람에게 베풀고,,
여보 너무 열심히 일해준고 고맙고 그 부분 킹정이다. 고 해주고요. 

강아지 유기견인데 불안해하는거 넘 귀찮지만
매일 보다보니 너무 이쁘고, 니가 그럴만 하지..같이 잘살자..하면서
산책가고, 애착 갖다보니 점점더 이쁘고요.

아이들도 말안듣는다고 생각한거
지들 생긴게 다 달라서 그렇지 나보다 낫네...
생긴대로 잘 살아라...엄마가 도와준다..이런 맘으로
맨날 안아주고 세상에서 니가 젤 귀하다..해줘요.
내가 소중해진 만큼 
애들 있는 그대로가 더 예쁘게 느껴져요

그렇게 가족이랑 
최대한 격려하면서 소통하고 눈마주치면 웃어주고
내 자신에게도 그래, 또 가보자...애썼다..하니깐
소소한 일상이 너무 좋고,
햇볕만 비치고, 하늘만 예뻐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고
흐리고 바람불고 비오는 날도 이래야 뿌리가 튼튼해지지 하고 편안해요.
희노애락 생로병사를 경험하고 살아내는 기회 자체가
신이 주신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탄한 삶보다 몸부림치고 애도하고 
또 다시 삶의 의미를 찾고 나를 보듬어주는 과정 자체가
나를 더 사람답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고요.
잘 살고 잘 죽어서 천국에서 영혼의 삶을 살고 싶다는 느낌도 들고요.

오늘 성탄절.
저는 기독교인인데 기쁘고 평안하게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네 물론, 집은 이사 앞두고 완전 쓰레기장입니다만
저는 시궁창에서도 피는 꽃이 되겠습니다. ㅎㅎ
그럼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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