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화목, 행복 이런 것도 다 관념이 아닐까요

크리스마스라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있네요.
저희 집 다사다난으로 치면 남부럽지 않은 집인데요.. 
어제도 남편은 자기 취미생활 하느라 10시가 넘어 들어왔는데..
예전 같으면 속이 부글부글 했을 텐데.. 사람 바뀌지 않는 거 인정하고 내가 원하는 삶은 나한테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화가 나지도 않고 오히려 요즘은 혼자 음악듣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 보는게
편하다 싶고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산책하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네요. 
기대하는 게 없어질 정도로 세월이 흘러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부부가 서로 다정하고 존중하고 집안 일 나누어하고 시댁이 난리부르스치지 않고 자식은 제대로
학교 가주고, 친정은 손벌리지 않고 형제는 제 몫을 해주는 집이 왜 없겠어요?
하지만 100쌍이면 1,2 쌍 정도가 저런 조건의 삶을 살지 않을까요?
'100쌍 중 90쌍은 아마 이혼 위기 한 두번은 겪고 자식 엇나가서 절간에 돈 꽤나 갖다주며 빌었을 거고
양가 부모의 황당한 요구에 시달렸을 거고 빈 곳간 보며 한숨은 또 얼마나 쉬었을까..

행복하게 살면 좋지만.. 그냥 사는 거 아닐까 싶어요.
1년에 하루 이틀은 행복감이 드는 날도 있겠지만 무수한 날들은 관성대로 살고 먹던 대로 먹고
이 남자 아니면 못살거 같아 사는게 아니라 하필 이 남자를 고른 나를 탓하며 살고
내 자식.. 하필 부모의 유약함만 닮은 게 하하하 웃음이 납니다.
화목, 행복,. 이런 말에 너무 강박같지 마세요.

2년 전 크리스마스에는 집안이 쪽박 갈라지듯 깨지나 싶었는데
오늘은 거짓말처럼 평화로와서 써보았습니다.
예수님도  2,000년 넘게 당신 생일에 인류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낼 줄 몰랐을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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