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옷과 겨울옷을 구별 못하는 남편에 대한 글을 썼었어요.
어쩜 그리 같은 증상의 사람들이 많은지
댓글 읽으면서 놀랐습니다.
비슷한 걸 하고 있는 걸 보면
모두 같은 학원 출신인가,
아니면 출생의 비밀인가...
하여튼
제 남편은
어제 또 사고를 쳤습니다.
부지런하게도 출근 전
자기 빨래를 세탁기에 때려 넣고
면 코스로 깨깟하게 돌리고 갔지요.
나중에 세탁기 문을 열어 보니
거기에 들어가면 안 될 것이 들어 있었어요.
입으면 바람 한 점 안 들어갈 듯
톡톡하고 두툼한,
모 100% 110 사이즈 스웨터가
뿅! 하고 마술쇼를 한 듯
예쁘고 귀여운 초딩 사이즈로 아주 쫀쫀하게 줄어 있더군요.
계절을 초월한 믹스매치,
철 없는(진짜 그야말로 철을 모르는) 옷입기의 대환장 파티도 그렇지만
이런 식의 게릴라식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피해를 입은 건
친정 부모님이 남편에게 선물해 주신 순모 스웨터거든요..
그나마 입고 주변사람들에게 칭찬 받은 스웨터인데...
며칠 전에도 지인 식사 모임에서
너무 예쁜 거 입었다고 진짜 잘 어울린다고 칭찬 많이 받았거든요.
절대 눈뜨고는 그 꼴을 볼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감히 나를 칭찬하다니... 이러지 않았나...
하아... 지금도 보면 옷은 참 예쁩니다.
몸땡이가 안 들어갈 뿐....
혹시 몰라 다시 말씀드리자면
린스에 넣어서 늘굴 사이즈가 아녀요.
불가역의 치밀한 완전범죄를 노린 건가?
한편으론 일부러 이러나 싶어요.
하여튼
원상복구 불가는 확실합니다.
진짜 어이없고 웃음나고
짜증나고 미버서 엉덩이 발로 차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