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일해야 하는데 하기 싫어요


사정이 있어 결혼 후 일을 그만 두었고
임신 출산하고 아이 키우고 있어요
아이 너무 예쁘고 제 손으로 직접 키우는 것
안정적이고 만족스럽고 다 좋아요
요리하는 것도 재미있고 즐겁고
제가 집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도 너무 좋고요
양육이나 살림 적절한 수준으로 도움도 받고 있어서
삶이 더할나위 없이 안정적이고 평화롭고 만족스러워요
단, 다시 일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제 내면만 제외하면요

제가 벌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고
누구 하나 일 하라고 등 떠미는 사람도 없으니
정말 내 마음 깊은 곳의 아우성 외에는
그 어떤 동기부여도 없어서
이대로 조용히 잘 살면 될 것 같다가도
정말 피똥싸고 애쓰고 노력해서 잘 쌓아온 커리어를
그냥 이대로 다 접는다는게…
한 10년 후에 후회할까봐 제일 두려워요

게다가 평생 전문직으로 뼈를 갈아 일하신 엄마가
얼마전에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셨는데
저랑 같이 노는 걸 너무 좋아하셔서…
둘이 정말 환상의 조합으로 놀고 있어요
분명히 저한테 여자도 자기 직업 있어야 한다고
그리 독하게 굴리시더니
이제와서는 사는데 노는 것 만한게 없다고
오늘 즐겁게 수다 떨고 맛있는 거 먹으면
최고 성공한 인생이라시질 않나…
일해서 뭐하냐 허리 병이나 얻지 이러시면서
(일하다 허리 디스크 온게 천추의 한이셔서)
딸의 진취적인 앞날에 방해만 놓는 ㅠ

혹시 이런 나태함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직업전선으로 돌아가신 분 계실까요?
돌아가려고 마음 먹으면 자리는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일단 일 해야겠다! 하는 마음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한 것 같아요
아니면 그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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