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다른 아이들도 알지만 모르는 척 하는거지

중3
얼마전 학폭으로 글 올린 적 있어요
당시 아이를 괴롭혔던 아이들은 담임에게 불려가 크게 혼나고 반성문 쓰고 학교 절차에 따라 사과 받았어요
하지만....한번 타겟이 된 아이는 또 타겟이 되더군요 다른 아이들에게요.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 있기만 해도 누군가에게 괴롭히고 싶게 만드는 아이.
다른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겁많은 왜소한 남자아이.. 
괴롭혀도 대꾸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는 아이..
그냥 아이의 존재 자체가 이유더라구요

쉬는 시간에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큰 스테이플러를 가져와서 통째로 찍어 펼쳐볼 수 없게 만들었대요
넌 아무리 공부해도 좋은 대학 못 갈 거라고 대놓고 비웃고..
일베라고 게이라고 놀리고...
아니라고 해도 다른 아이들이 믿어주지 않고..

다른 아이들...그 모든 사건들을 바라보는 침묵하는 군중.
은근히 가해자를 편들며 피해자를 모른 척 하는 아이들.
아이가 그러더라구요
"그 아이들도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거지. 왜냐하면 00이가 걔네들에겐 친절하니까.
자기랑 아무 상관 없는거야. 걔네는 00이를 좋아해."

아이들이 뭘 알겠나요 그저 어린 영혼들일 뿐이죠
어른들이 하는대로 살아가는 거죠
친구를 사귈때 그가 착한지 아닌지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는 아니잖아요
나에게 이익이 되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
나도 어쩌면 그 상황에선 그냥 눈돌리고 모른 척 할 수 있겠다 싶어 누군가를 비난할 수도 없네요

저는 아이에게 약한 사람, 너보다 못한 사람을 괴롭히는 건 비겁한 짓이라고 엄하게 가르쳐왔고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한 사람이 되길 희망했어요 
저희 아이는 교실에서 소외되는 친구가 있을 때 그걸 그냥 못지나치고 말 걸고 자기 친구 무리에 끼워줬는데
그애가 다른 친구들과 만나더니 그중 약한 편인 우리 아이를 오히려 괴롭히더라구요 
친구가 고민상담할 때 열심히 들어주고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고 그러던데 
정작 필요한 건 그런 친구가 아니라 힘있고 권력있는 친구들을 모두 좋아하고 그와 친해지길 원하더라구요
본능이겠죠

그래도 저는 아이에게 너는 좋은 사람이 되라고, 너의 이익만 추구하지 말라고
힘있는 사람보다 이익이 없어도 선하고 바른 사람과 친해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고등에서 그런 친구를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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