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뭔가 오도독 오도독 하는 거예요
깜짝 놀라 슥 보니
세상에 얼어터진 음식물 쓰레기 시뻘건 김치를 뒤져먹고 있더라고요 입가도 시뻘겋고요
너무 춥지만 도저히 안 되겠길래
편의점 가서 뉴트리캔대용량이랑 물 그릇에 담아주었더니 정말 허겁지겁 싹 다 먹더라고요
대용량캔 그 자리에서 다 먹는 애 처음 봤어요
옆에서 저는 흩어진 쓰레기 정리하는데 피하지도 않고 코 박고 미친 듯이 먹더라고요
근데 그 십 분 십 오분 사이 추운 것 보다 누가 뭐라 할까봐 저는 사람이 더 무서웠어요
소심하기도 하지만 그러면 길아이가 그나마도 못 먹고 갈테니까요
아이의 마지막 만찬이 아니길 바라네요
물론 먹은 접시와 캔 다 들고 왔습니다
그걸 들고 오면서 얼어터진 손이 아픈 게 아니라 너무 깨끗하게 먹은 그게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